뷰페이지

김 총리후보 5일 만에 전격 사퇴

김 총리후보 5일 만에 전격 사퇴

입력 2013-01-30 00:00
업데이트 2013-01-30 00:3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두아들 병역의혹·부동산 투기문제 확산에 마지막 결단

김용준(75) 국무총리 후보자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으로부터 차기 정부의 첫 총리 후보로 지명을 받은 지 5일 만인 29일 전격 사퇴했다.
초대 총리후보 자진사퇴 헌정사상 처음
초대 총리후보 자진사퇴 헌정사상 처음 김용준 총리 후보자가 29일 저녁 사퇴를 결정한 뒤 침통한 표정으로 서울 종로구 무악동 자택으로 들어가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새 정부의 초대 총리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것은 헌정 사상 최초의 일이다. 김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새 정부 출범 작업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박 당선인의 새 정부 인선 작업이 원점으로 돌아오게 됐다. 김 후보자는 언론이 연일 두 아들의 병역 비리 의혹과 부동산 투기 문제를 제기하자 뚜렷한 해명 없이 후보직을 내려 놓는 선택을 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이날 김 후보자를 둘러싼 도덕성 논란이 차기 정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자진 사퇴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기류가 감지됐다.

김 후보자는 이날 윤창중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을 통해 사퇴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윤 대변인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 브리핑에서 “저의 부덕의 소치로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 드리고, 박 당선인에게도 누를 끼쳐 드려 국무총리 후보자 직을 사퇴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윤 대변인은 “김 후보자가 대통령 당선인과 오늘 오후 면담을 하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며 “오후 6시 8분쯤 통의동 집무실에서 저와 만나 발표문을 정리해 제가 지금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윤 대변인은 김 후보자가 인수위원장 직도 사퇴했는지에 대해서는 “당선인의 결심에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선인이 김 후보자의 사퇴에 어떻게 반응했는가”라는 질문에는 “직접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연일 가족을 취재하며 의혹을 제기한 언론의 보도 행태에 대해서도 불만을 내비쳤다. 그는 “이 기회에 언론 기관에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다”면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보도라도 상대방의 인격을 최소한이라도 존중하면서 확실한 근거가 있는 기사로 비판하는 풍토가 조성돼 인사청문회가 원래의 입법 취지대로 운영되기를 희망한다”고 피력했다.

소아마비를 딛고 50년 남짓 법조계에 몸담은 ‘원로 법조인’으로 존경을 받아 왔던 김 후보자는 이번 낙마로 상당한 불명예를 안게 됐다. 박 당선인으로서는 철통 보안을 중시하는 인사 스타일로 검증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민주통합당은 김 후보자의 사퇴에 대해 “현명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2013-01-30 1면

많이 본 뉴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