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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장군들, 대낮부터 계급장 뜯고 싸운 이유 고작…

北 장군들, 대낮부터 계급장 뜯고 싸운 이유 고작…

입력 2012-05-08 00:00
업데이트 2012-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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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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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의 10만 세대 건설과 관련한 만수대 지구 아파트 공급을 놓고 북한 내부 권력 기관들이 갈등과 대립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수대 지구는 평양의 중심 지역으로 남한으로 치면 서울 강남에 해당한다. 이곳은 노동당 중앙당 청사와 간부 아파트, 고급 음식점, 상점 등이 밀집돼 있어 정전도 거의 없는 특혜 지역이다.

 7일 탈북자 인터넷매체 ‘뉴포커스’(www.newfocus.co.kr)는 노동당 중앙당, 군, 국가보위부, 인민보안성 등 북한 권력기관들이 서로 만수대 지역 아파트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는 등 갈등과 대립이 전례없이 심각하다고 현지 통신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같은 갈등은 소유 청탁 제의서에서 비롯됐다. 2008년 평양시 10만세대 건설 계획이 처음 발표될 때 김정일은 기관별로 건설을 전담했던 다른 지역 아파트와는 달리 만수대 지구만은 직접 건설해 공급한다며 릉라88총국, 대외건설총국, 중앙당 재정경리부 8국 등이 담당케 했다고 한다. 다른 권력 기관이 개입할 여지를 차단한 셈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권력기관들이 온갖 명목으로 만수대 지구 내 아파트 소유 청탁 제의서를 작성했고, 김정일은 만수대 지구를 담당한 당 산하 기관들이 자재 부족으로 건설 진행이 부진해지자 완공을 앞당길 목적으로 소유 청탁 제의서 비준을 남발했다. 당 보다 권력기관들이 보유한 회사나 외화가 더 많아 10만 세대 건설을 기일 내에 마치려면 특혜를 줄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다.

 북한에서는 아파트도 법적으로 국가재산이기 때문에 개인소유가 아니라 기관소유로 돼 있다. 그래서 기관별로 아파트를 소유해 소속 직장인들에게 주는 게 관례다. 하지만 만수대 지구 아파트를 놓고는 권력기관들이 서로 비준 문건을 들고 소유권을 주장하는 상황이다. 뉴포커스는 “과거 같으면 당이 강경하게 나섰겠지만, 현재 김정일 유훈까지 들먹이며 권력 기관들이 막무가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지난 4월 말에는 평양시 중구역 동안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를 놓고 인민무력부와 인민보안성이 서로 무장경비 인원까지 파견하며 ‘일촉즉발’ 대립했던 사건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낮에 인민무력부와 인민보안성 장성들이 목청을 높이며 싸우다가 보안성 장성이 무력부 장성의 계급장을 뜯는 바람에 심한 몸싸움까지 일어났다는 것. 이튿날 평양에는 권력 기관들의 무장 충돌이 일어날 뻔 했다는 식으로 확대된 소문까지 퍼졌다. 대낮에 시민 앞에서 군복 차림의 장성들이 몸싸움을 벌인 것은 북한 역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현지 통신원은 “과거에는 보안성이 무력부에 감히 삿대질도 못했을 텐데 이제는 장성택을 믿고 보안성이 무력부 장성의 견장(계급장)도 마구 뗀다는 말이 평양 시민들 사이에 돌아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 쪽에선 아파트 건설 투자 권리로, 다른 한 쪽에선 김정일 유훈 권리로 아예 이삿짐까지 싸들고 와 진을 치고 있다.”면서 “김정일이 살아있을 때 이런 일이 생겼다면 문제의 장성들과 관련자들은 물론, 각 기관들 책임자들도 덩달아 화를 당했겠지만 현재 김정은 정권에서는 전전긍긍하는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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