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위한 정치, 국민의 마음을 외면하는 정치는 이제 정말 끝내야 한다.”

경쟁자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며 대선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30일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탈정치’를 강조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국민행복실천 다짐대회’에서 4·11총선 새누리당 당선자들에게 ‘민생’에 총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총선에서 내걸었던 국민과의 약속에 매진할 뜻을 재확인하면서 경쟁자와의 ‘차별화’를 극대화한 셈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우리 정치가 국민의 삶을 외면하고 우리끼리 갈등하고 정쟁하면서 국민께 실망을 드린다면 국민에게 또다시 지지해 달라고 부탁할 자격도 없고, 정권 재창출도 못 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총선 직후 비박(비박근혜) 진영이 동시다발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완전 국민참여 경선 수용을 촉구하는 등 대선 국면이 과열되는 양상에 선을 긋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내비쳤다.

박 위원장은 “저는 선거 기간에 만났던 많은 국민께서 제 손을 붙잡고 하소연하던 절박한 마음을 결코 잊을 수 없다.”면서 “여러분도 선거를 치르면서 많은 분들의 손을 잡았을 것인데 그때 드렸던 약속과 그때 느꼈던 마음을 절대 잊지 말고 기억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의정활동에 대해 “성장의 온기가 골고루 퍼지도록 만들고, 노력하는 사람이 보답받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고, 낙오자를 따뜻하게 배려해 함께 가는 사회를 만드는 일에 최우선 순위를 두기 바란다.”면서 “진정한 대한민국 공동체를 한번 만들어 보자.”고 호소했다. 복지와 일자리, 경제민주화를 세 축으로 하는 정강정책의 실천 의지를 다짐한 것이다. 19대 총선으로 당 소속 초선 의원이 76명이 된 점을 들며 “새로운 정치를 다 함께 만들어 나갈 때 국민은 정권 창출의 기초를 다져 줄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행사장에 입장하는 길에 “오픈 프라이머리를 절대로 못 받아들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중요한 행사가 있어서 오늘은 별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정치 언급을 피했다. 전날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의원이 경선 규칙 변경을 요구한 것을 간접적으로 일축한 것이기도 하다. 정 의원은 “국민의 지지를 받으려면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고 완전국민참여경선을 재주장했다. 오는 10일쯤 대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인 이재오 의원은 이날 불참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