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던 北 ‘청와대 불바다’ 위협 왜했나

잠잠하던 北 ‘청와대 불바다’ 위협 왜했나

입력 2011-11-24 00:00
업데이트 2011-11-2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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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징후는 아닌듯…”南훈련 대응ㆍ대북정책 압박 차원”

한동안 대남 비난과 위협을 자제해오던 북한이 24일 돌연 ‘청와대 불바다’를 언급해 배경이 주목된다.



북한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는 이날 우리 군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1주년을 맞아 23일 실시한 서해 훈련에 대해 “대규모 전쟁연습 소동을 벌이는 길에 들어섰다”고 비난했다.

이어 “만일 또다시 우리의 존엄을 함부로 건드리고 우리의 신성한 영공, 영해, 영토에 단 한발의 총포탄이라도 떨어진다면 연평도의 그 불바다가 청와대의 불바다로, 청와대의 불바다가 역적패당의 본거지를 송두리째 없애버리는 불바다로 타버리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위협 수위를 높였다.

북한의 청와대 불바다 언급은 처음이다.

북측은 우선 연평도 포격도발 1주년을 맞아 우리 군이 서해에서 군사훈련을 한 데 대해 그냥 넘어가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이날도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해 “감히 선불질을 해온 도발자들에 대한 정정당당한 자위적 조치였다”고 강변했다.

북측은 이명박 대통령이 전날 경기도 화성시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방문해 “북한은 아직도 공식적인 사과가 없었다”고 언급한 것도 염두에 뒀을 것으로 보인다.

또 청와대를 직접 언급함으로써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정책변환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측은 류우익 통일부장관이 지난 9월 취임 이후 두 달여 동안 이른바 대북 유연화 조치를 취하며 대화재개의 메시지를 보냈지만, 직접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의 이번 위협이 당장 군사적 도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만일 또다시 (중략) 단 한발의 총포탄이라도 떨어진다면”이라는 단서를 붙여 당장 군사적 도발을 예고하기보다는 말로 위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측이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명의로 청와대까지 언급하며 강도 높은 수준의 위협을 했다”면서도 “당장 군사적 도발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위협에 조건이 붙어 있고, 내년 강성대국 진입 선포를 목전에 둔 데다 대외 정세를 봐도 불장난을 해서 이로울 게 없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북미대화나 6자회담 재개 등에 별 진전이 없으면 북측이 긴장의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추가 도발과 관련해 북미관계는 상수이고, 남북관계는 변수”라면서 “올해 말이나 내년 1월 말 정도까지 북미대화나 6자회담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면 북한은 진전된 형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추가 공개, 미사일 시험발사, 3차 핵실험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긴장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 당국은 북한의 위협에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북한의 위협에 직접적인 반응을 내놓으면 이것이 남북 간 설전으로 이어지면서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경계하는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이날 북한의 위협에 대해 “우리가 대응할 사항이 아니다”면서 언급을 피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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