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한미FTA 기습상정..비준안 처리수순 돌입

與, 한미FTA 기습상정..비준안 처리수순 돌입

입력 2011-11-02 00:00
수정 2011-11-0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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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점거 풀어라” 野 “산회하라”

한나라당이 2일 오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 소회의장에서 기습적으로 상정하면서 비준안 처리 수순 밟기에 들어갔다.

한나라당 남경필 외통위원장 등 외통위원 10여명은 오전 11시50분께 민주ㆍ민노당 의원들이 ‘점거’하고 있던 외통위 소회의실로 모여들었다.

남 위원장 등은 소회의실에 있던 취재진과 여야 보좌진들을 내보낸 뒤 12시께 소회의실에서 전체회의를 개회, 외교부의 내년도 예산안 심의안건을 상정해 심의했다.

여기까지는 별 문제 없이 여야 의원들이 참여했으나 약 2시간 가량의 예산안 토론이 끝날 즈음, 남경필 위원장이 여야 간사가 합의한 사안을 발표하면서부터 승강이가 시작됐다.

남 위원장은 “오늘 오후에 한미FTA 비준안을 상정해 토론하되 토론과 의결을 분리하고 그 사이 최소한 한 시간의 정회시간을 갖기로 했다”면서 “토론은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를 중점적으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이 “야당 간에도 합의가 필요하다”면서 이의를 제기했으나 남 위원장은 “회의장 점거를 풀고 전체회의장으로 향하는 문을 오후 2시까지 열도록 시간을 드리겠다”고 ‘최후 통첩’을 했다.

그러나 야당이 요구에 응하지 않자 남 위원장은 “이런 식이라면 그냥 FTA를 할 수 밖에 없다”며 오후 2시께 구두(口頭)로 FTA 비준안 상정을 천명했고, 이에 최규성 등 야당 의원들은 남 위원장이 앉은 의자로 몰려와 남 위원장을 둘러싸고 의사진행을 막았다.

이들은 “정 하고 싶으면 날치기하라”, “산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때 소회의실에 들어온 야당 보좌진이 복도로 향하는 문을 기습적으로 열자 소회의실 밖에 서있던 야당 보좌진과 취재진이 한꺼번에 밀려 들어와 소회의실은 발디딜 틈없이 꽉찼다.

남 위원장은 의사진행이 불가능하자 여당 간사인 유기준 의원에게 토론에 관한 의사권을 넘겼고, 이에 김충환 김영우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2~3명이 토론에 나섰지만 야당은 토론에 응하지 않은 채 남 위원장을 둘러싸고 의사 진행을 막았다.

여야는 오후 2시40분께 일단 정회를 한뒤 막후 절충에 나섰으나 입장차가 워낙 커 난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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