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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지목한 남한 ‘특등 매국역적’ 누군가 했더니…

北 지목한 남한 ‘특등 매국역적’ 누군가 했더니…

입력 2011-10-23 00:00
업데이트 2011-10-2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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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새 통일장관에 한달 넘게 ‘無반응’…현인택 표적비난으로 류우익 간접압박”

류우익 신임 통일부 장관이 취임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북한은 류 장관의 행보에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북한이 남북관계를 다루는 주무장관에 대해 이처럼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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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잠긴 ‘왕의 남자’
생각에 잠긴 ‘왕의 남자’ 류우익 통일부 장관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구체적인 정책이 나올 때까지 관망하겠다는 것으로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현인택 전 장관에 대한 비난을 이어가는 식으로 류 장관을 간접적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남한의 통일장관 교체와 관련해 첫 반응을 내놓은 것은 지난달 2일로 류 장관이 내정된 지 3일 만이었다.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6·15선언 이행의지 밝히라’라는 기사에서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유연성을 발휘하겠다”는 류 장관의 말에 “‘둥근 사각형’이라는 말처럼 형용모순일 뿐”이라고 비교적 가볍게 비판했다.

그러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그 다음날 “때늦게나마 통일부 장관이 교체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남조선 당국이 앞으로 어떻게 나오는가를 지켜볼 것”이라고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또 “MB정부의 3년 6개월간 대북정책은 실패했다. ‘MB최측근’ ‘돌아온 실세’ ‘왕장관’으로 불릴 만큼의 류 내정자이니 아예 화끈하게 ‘6·15공동선언을 이행하겠다’고 밝히고 시작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북한의 류 장관에 대한 반응은 이후 뚝 그쳤다. 북한은 오히려 장관직에서 물러나는 현인택 전 장관을 표적으로 삼은 듯 최근까지 ‘매국노’ ‘역적’ 등의 거친 표현을 동원하며 강도높은 비난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류 장관이 내정된 8월30일부터 취임한 지난달 19일까지 26건의 기사를 통해 현 전 장관을 비난한 데 이어 류 장관 취임 이후에도 지난 21일까지 현 전 장관 비난기사를 37건이나 쏟아냈다.

북한이 류 장관 행보에 침묵하는 데는 일단 “유연성을 발휘하겠다”고 밝힌 류 장관에 대해 비판이나 비난을 자제해 어느 정도 운신의 폭을 넓혀주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류 장관은 취임 이후, 혹은 내정자 신분으로 5·24 대북제재 조치로 중단됐던 개성공단 공장건축 재개, 북측 근로자들의 출퇴근 도로 개보수, 남측 종교 대표단 방북 등의 조치들을 잇달아 허용했다.

통일부는 “기존 대북정책의 틀 속에서 이뤄졌다”고 말하지만 외부에는 상당히 전향적으로 비치는 조치들이다.

최근 지원 물품에 대한 남북간 이견으로 우리 쪽의 수해지원 계획이 결국 무산된 것과 관련해 북한이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은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23일 “북한이 류 장관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 류 장관이 이전 장관과는 좀 다르게 원칙에서 유연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언급했는데, 정책이 어떻게 구체화하는가 지켜보는 것 같다”며 “일단은 탐색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전직 장관을 비난하는 데 열을 올리는 것은 결국 새 장관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분석은 북한의 현 전 장관 비난을 살펴보면 어떤 경우라도 남북교류를 막는 행위는 결국 반역, 역적행위가 된다는 논리를 담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한다.

북한은 류 장관 취임 한 달 무렵인 17일에도 ‘특등 매국역적의 죄악’이라는 기사로 현 전 장관을 맹비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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