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발생한 해병대 총기사건을 둘러싸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김 모(19) 상병과 범행을 공모한 혐의가 있는 것으로 발표된 정 모 이병이 실제 범행에 가담했는지가 논란거리다.

국방부조사본부의 김영수 수사2과장은 6일 “새벽 1시께 사고자인 김 상병과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정 이병을 긴급체포했다”면서 “현재 정 이병은 실제 범행에는 가담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어 자세한 혐의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정 이병이 어디에 있었는지에 대해 진술이 엇갈린다.

둘이서 함께 총기와 탄약을 꺼냈다고 진술한 김 상병과 달리, 정 이병은 전혀 가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신은 공중전화 부스 옆에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 5일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1생활관에서 잠을 자던 정 이병은 김 상병과 마주쳤다. 김 상병이 “000을 죽이고 싶다”고 말하자 “그렇게 하지 마십시오”라고 말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6일 발표에서 국방부는 “정 이병이 자신은 공중전화 부스 옆에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김 과장은 “두 명 다 부대에 잘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우리도 힘들면 내뱉을 수 있는 말이 많지 않나. 병사들로서도 둘이 친했기 때문에 그 정도는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상병의 음주 여부도 확실치 않다. 정 이병은 김 상병과 마주쳤을 당시 술 냄새가 났다고 전했다. 상기된 얼굴로 몸을 비틀거렸다고도 했다.

현재까지 김 상병과 술을 마신 사람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혈액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다만 김 과장은 “김 상병이 술을 구입한 정황을 확인했고 술을 마셨을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정 이병 진술의 신빙성은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사고 당일 김 상병과 정 이병 동선의 연관성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김 상병이 총기를 탈취했다는 시간은 오전 10시∼10시20분. 피해자를 총격한 11시40분∼50분까지 이들이 어디서 뭘 했는지도 조사본부가 밝혀야 하는 부분이다.

아울러 총기와 탄환이 없어진 사실을 담당자가 신고하지 않은 점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김 상병은 사고 당일 오전 4시20분∼6시50분 사이 체력단련장에서 모 일병과 탁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기수열외’를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 상병이 어떻게 다른 동료와 어울려 탁구를 했는지 명확한 설명이 없다.

이 같은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열쇠는 무엇보다 김 상병의 진술에 있다. 그러나 현재 기본적인 대화만 가능한 김 상병의 상태 때문에 조사가 늦어지고 있다.

현재 그는 피해자들이 숨진 사실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으며 처벌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으로 불안정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과장은 “정 이병과 김 상병의 진술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설명하기 어렵다”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