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철도高·大 마피아’ 논란

코레일 ‘철도高·大 마피아’ 논란

입력 2010-09-28 00:00
업데이트 2010-09-28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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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직원의 8%가 2급 이상 간부직 55% 차지

‘철도대가 다 해먹는다.’ ‘코레일 특성상 철도 관련 학교 출신이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의 철도학교 독주 논란이 거세다. 철도학교 출신들이 간부직에 대거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허준영 사장 취임 이후 인사노무실장에 철도대 출신이 임명되고, 이 학교 출신들이 본사 주요 자리에 대거 포진하면서 ‘철도대 마피아’를 형성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27일 민주당 최규성 의원이 코레일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코레일 직원 2만 9765명 중 철도고·철도대 출신은 8%인 2394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2급 이상 간부만 보면 617명 중 54.8%인 338명이 철도학교 출신이다.

더욱이 본사는 218명 중 130명으로 약 60%를 이들 학교 출신들이 차지하고 있다. 철도연구원 등 부속기관이 61%, 지역본부도 49.5%나 된다.

철도교통관제센터(10명)와 수송안전실(16명), 고객가치경영실(8명)은 각각 90%, 87.5%, 75%로 ‘동창회’ 수준이다.

특이한 것은 2009년 3월 허 사장 취임 이후 철도대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2005년 철도청이 공사로 전환된 뒤 처음으로 철도대 출신이 인사노무실장에 임명됐다. 지난해 1급 승진 인사 때에는 철도학교 출신이 38명 중 25명에 달했고 이 중 철도대 출신이 15명으로 전체 승진자의 40%를 차지했다.

최 의원은 “편중 인사가 심화되면서 조직 분열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대다수 공채 직원의 불만이 높고, 건전한 경쟁문화를 통한 승진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1월 실시된 2급 승진시험은 ‘특혜’ 의혹으로 얼룩졌다. 국민권익위원회 조사결과 철도대 출신이 출제의원으로 참가했는가 하면 특정 출판사 문제가 그대로 출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시험에 응시한 사무영업직렬 합격자(25명) 중 철도대 출신이 10명이나 합격하면서 밀어주기 논란이 가열됐다.

코레일의 한 간부는 “(코레일은) ‘철도대가 쥐고 흔든다.’는 내부 불만도 적지 않다.”면서 “이런 평가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조직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행위로 후유증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반론도 없지 않다. 철도대 출신들의 승진 및 보직은 인력구조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1~3회 졸업생의 경우 나이가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으로 조직 내 핵심적인 위치에 있다. 자연스레 승진 및 주요 역할을 맡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레일 관계자는 “철도청 당시 철도학교 졸업자가 특채되면서 공채자 수혈이 안 돼 발생한 인력 구조상 문제”라며 “특별히 철도학교 출신을 우대한다거나 보직독식 등의 인사편중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2010-09-2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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