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후폭풍] ‘野단법석’

[재·보선 후폭풍] ‘野단법석’

입력 2010-07-30 00:00
수정 2010-07-30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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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이반 위기감에도 비주류 “지도부 사퇴” 주류 “공동책임”

7·28 재·보궐 선거에서 패한 민주당의 충격은 생각보다 컸다. 주류·비주류 할 것 없이 “자만했다. 공천실패의 결과다. 자성이 필요하다.”며 몸을 낮췄다. 민심으로부터 버림받은 당의 진로를 고민하기보다는 당권 투쟁으로 쉽게 빠져들 것 같아 더 위태로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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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민주당
심각한 민주당 장세환·김영진·문학진·주승용(왼쪽부터) 의원 등 민주당 비주류 모임인 ‘민주희망쇄신연대’ 회원들이 29일 국회에서 7·28 재·보선 참패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당권 경쟁의 당사자들은 29일 하루 종일 입을 다물었다. 책임론에 직면한 정세균 대표는 출근하지 않았다. 지원유세 강행군 때문에 애초부터 하루를 쉴 생각이었으나, 충격적인 패배로 그는 당분간 자신의 진퇴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처지가 됐다.

정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온 비주류의 좌장격인 정동영 의원은 이날 부산 출신 조경태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30일엔 낙동강 함안보 공사현장을 찾아 농성하는 환경단체를 격려할 생각이다. 정 의원은 “선거가 이렇게 돼 4대강 공사를 어떻게 막을지 걱정”이라면서 “민주당에 근본적인 반성을 주문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더 이상의 질문엔 “오늘 내가 말을 하는 것은 좀 그렇다.”고 했다.

선거운동 마지막날까지 충주에서 지원유세를 한 손학규 전 대표는 서둘러 춘천으로 돌아갔다. 그를 따르는 의원들 사이에선 ‘결국 손학규가 돌아와야 문제가 풀린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손 전 대표가 섣불리 나서기엔 당의 상처가 너무 깊다.

숙고에 들어간 ‘빅3’와 달리 당내 주류·비주류 간 신경전은 표면화됐다. 비주류 모임인 ‘쇄신연대’는 정 대표의 즉각적인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임시지도부) 구성을 촉구했다.

이 모임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문학진 의원은 “현 지도부의 임기는 이미 7월6일로 만료됐는데, 재·보선 때문에 계속된 것”이라면서 “당권에 재도전하려는 현 지도부가 전당대회의 룰을 짜서는 안 되기 때문에 비대위가 꾸려져 전당대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주류 측 최고위원인 박주선 의원도 지도부 사퇴와 비대위 구성을 요구했다. 천정배 의원은 “6·2지방선거 이후 변화의지를 보이지 못한 민주당의 무능에 대해 국민이 심판한 것”이라며 정 대표의 1차 책임론을 거론했고, 이종걸 의원은 “2년 임기의 야당 대표가 연임해 4년 독주한다는 건 전례가 없다.”며 정 대표의 전대 불출마를 요구했다.

반면 주류 측 이미경 사무총장은 “공천에서 소홀한 점이 있었다.”면서도 “이번 선거의 패배를 가지고 한꺼번에 잘못됐다고 몰아치는 것은 균형 있는 태도가 아니다.”고 비주류의 공세를 비판했다. 정 대표와 가까운 최재성 의원도 “정세균 대표가 전당대회를 불과 1개월여 앞두고 사퇴하는 것이 오히려 더 무책임하다.”면서 “전당대회 전까지만 운영될 비대위가 꾸려진다면 당의 노선이나 진로에 대한 고민은 없이 오직 전당대회에서 유리한 룰을 만들기 위해 후보 간 대리전을 벌이는 기구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창구·강주리기자 window2@seoul.co.kr
2010-07-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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