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발전’ 주역 도시로 부상
울산 앞바다에 조성될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감도.
울산시 제공
울산시 제공
울산시는 애초 2030년까지 울산 앞바다 동해가스전 일대에 서울 면적의 2배(1178㎢)에 달하는 6GW 규모의 발전단지 조성을 목표로 세웠다.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 기업 ‘에퀴노르’를 비롯해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 ‘지아이지-토탈’, ‘셸 코엔스헥시콘’, ‘에스케이 이엔에스 시아이피’, ‘케이에프윈드’ 등 5개 글로벌 기업이 참여해 사업에 속도를 높여 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에너지 강국인 독일의 전문기업까지 가세해 발전단지 조성 규모가 확대되면서 세계의 이목이 울산에 집중되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달 외교투자대표단을 미국과 유럽에 파견해 바이와알이, RWE와 잇따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기업이 각각 1.5GW씩을 맡기로 하면서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는 기존의 6GW에서 9GW로 확대된다. 이는 전남 신안군에서 고정식 풍력발전으로 추진하는 8.2GW를 뛰어넘는 세계 최대 규모다. 태양광과 해상풍력 선도 기업인 바이와알이는 지금까지 전 세계에 약 4GW 규모의 발전단지를 개발했고 10GW 상당의 프로젝트를 운영·관리하고 있다. 세계 해상풍력 2위 기업인 RWE는 해상풍력을 이용해 그린수소를 만들고 있다.
지난 10월 6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유식 해상풍력 국제포럼 2021’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울산시 제공
이번에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참여하게 된 RWE는 유럽에서 해상풍력을 이용해 대규모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울산시가 RWE와 협약을 체결한 핵심 이유다. 시는 부유식 해상풍력으로 생산한 전력의 20%로 바닷물을 분해해 그린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를 동북아 오일·가스 허브 배후 단지에 건립할 대규모 시설에 저장한 뒤 전국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또 해상풍력 발전효율이 40% 정도만 돼도 현대자동차 등 울산지역 기업들의 ‘RE100’ 달성이 가능해진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캠페인이다. 이를 통해 유럽과 미국 등 탄소세와 같은 무역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시는 전망한다. 시는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통해 친환경 전기와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계획이다.
미국과 일본, 대만 등 세계 각국도 부유식 해상풍력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아시아·태평양의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 규모가 200GW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시가 해외 유수 기업들의 투자와 기술협력을 이끌어 내면서 환태평양 지역의 부유식 해상발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송철호(왼쪽 첫 번째) 울산시장이 지난달 27일 오전(현지시간) 독일 RWE사와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울산시 제공
이와 함께 시는 ‘부유식 해상풍력 환태평양 제조기지 구축’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지역 내 국가산업단지 일원에 해상풍력 발전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 지원 콤플렉스 건립과 풍력 전문기업 유치 등 해상풍력의 전 주기를 아우르는 산업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내년 국가 예산 25억원도 확보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2021-12-23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