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술국치 조약체결 100주년] 매국경축가를 아시나요

[경술국치 조약체결 100주년] 매국경축가를 아시나요

입력 2010-08-21 00:00
수정 2010-08-21 00:3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대한매일신보의 항일운동

‘경축하네 경축하네/이천만 국민 다 죽어도 나혼자 살면 제일이네/안 입고 안 먹을리있나 돈과 비단은 안 챙겼겠나/고대광실 좋은 집에 예쁜 여자와 즐기고/금으로 지은 옷, 옥으로 만든 음식 먹으며 내 몸이 가장 중요하니/국민은 무슨 소용인가(慶祝일세 慶祝일세/이천만生靈 다 죽어도 唯我獨生 제일일세/無依無食할리있나 無無帛하단말가/고대광실 好家舍에 絶代佳人 行하고/依玉食 自取하니 身外無物이라/국민은 何用인고)’

이미지 확대
가사체로 시대상황을 풍자한 대한매일신보의 시사만평 ‘사회등’ 가운데 한편. 훗날 한일병탄의 공로자로 일제로부터 작위와 은사금을 받은 민영휘를 조롱하는 내용이 보인다.
가사체로 시대상황을 풍자한 대한매일신보의 시사만평 ‘사회등’ 가운데 한편. 훗날 한일병탄의 공로자로 일제로부터 작위와 은사금을 받은 민영휘를 조롱하는 내용이 보인다.
을사늑약이 체결된 직후인 1905년 11월 서울신문의 전신인 대한매일신보(이하 신보)에 실린 ‘매국경축가(賣國慶祝歌)’의 일부이다. ‘나라 팔아먹은 것’을 ‘경축’한다는 반어법으로 통렬히 비판한 이 풍자가사의 주인공은 짐작처럼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일제에 넘기는 을사늑약에 찬성한 박제순·이완용·이지용·이근택·권중현 등 을사오적이다.

신보는 ‘매국경축가’를 시작으로 1910년 8월28일 일제에 의해 폐간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항일 풍자가사를 게재했다. 특히 1909년 11월17일부터는 아예 시사만평의 역할을 하는 풍자가사를 싣는 ‘사회등(社會燈)’이란 고정란을 만들었다. 신보의 풍자가사는 엄혹한 시절 침략자와 그에 동조하는 자들을 문학의 형식을 빌어 참아내기 힘든 수준의 독설과 야유, 냉소로 비판했다는 점에서 경술국치 100년을 맞아 새롭게 주목되고 있다.

‘사회등’을 비롯한 신보의 항일 풍자가사는 단재 신채호가 직접 참여하여 제작하는 등 그 형성 전개의 주인공이라는 국문학계의 연구 성과도 있다. 단재는 몸담고 있던 황성신문이 을사늑약 체결 직후 정간된 직후 신보로 옮겼고, 1906년부터 블라디보스토크로 망명한 1910년 5월까지 주필로 활약했다. 따라서 작자가 ‘매국대신’으로 되어있는 ‘매국경축가’도 단재가 구상부터 집필, 게재까지 이끌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신보는 1907년 7월부터 9월 사이에는 민요를 바탕으로 한 풍자가사 23편을 싣는다. ‘교육을 하자니 할 수 있나/벼슬을 하자니 할 수 있나/…오적·칠적 십이인이/한국을 망하게 하였으니/동상세워 기념하세/좋구나 매화로다’라는 ‘매화타령’ 역시 ‘매국경축가’에 못지않은 반어법으로 국운이 쇠잔해감을 안타까워하며 매국노들을 질타했다.

신보의 풍자가사는 ‘사회등’의 이름으로 나간 것만 610편이다. ‘매국경축가’와 민요풍의 풍자가사 등 이전 것까지 합치면 모두 634편에 이른다. ‘사회등’을 비롯해 신보에 실린 방대한 분량의 풍자가사를 ▲부정적인 행태를 보여준 인물의 군상을 종류별로 한데 모아 비판하는 유형비판기와 ▲직접 이름을 거론하여 비판하는 실명비판기로 나누어 분석한 권오만 서울시립대 명예교수의 견해는 주목할 만하다.

1908년 1월24일자에는 ‘칠협약에 얻은 공명/정부수석 높였으니/…/이 술 한 잔 잡으시면 만고죄인 되시리다’는 ‘유하일곡(流下一曲)’이 실렸다. 기생이 대신들의 만찬에 동원되어 술을 따르면서 부르는 권주가의 형식으로, 대신들을 뭉뚱그려 욕보이고 있다. 하지만 실명으로 대신들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칠협약’이란 ‘대한제국은 한국통감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1907년의 정미7조약을 말한다.

그러나 1909년 4월18일자에는 한일병탄 직후 일제로부터 공로자로 인정받아 자작 작위에 은사금까지 챙겨 조선 최고의 부호가 된 ‘망국대부 민영휘’가 실명으로 등장한다. 또 당대의 세도가로 군림하던 송병준은 요리접시나 돈냥을 받고 벼슬을 팔아먹으며 이토 히로부미에게 꼬리치는 추악한 매국노로 그려졌다. 권 교수는 “의병전쟁이 아직 곳곳에서 계속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던 1907~08년에는 부정적인 인물에게도 개과천선을 권고할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국권 회복에 대한 기대가 절망으로 바뀐 1909년부터는 치유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실명으로 상처 입히고 벌주고 파괴하는 거친 풍자의 단계로 나아갔다.”고 설명했다.

장태용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장 “지역주민 위한 범죄예방 시스템 구축 절실”

지난 9일 장태용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장(국민의힘, 강동제4선거구)은 4일 오전 발생한 천호동 재개발 조합 사무실 흉기난동 사건 현장을 서울자치경찰위원회 길우근 자치경찰협력과장, 강동경찰서 이상일 범죄예방대응과장 등과 함께 방문하여, 이와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두 기관에 강력한 주민 보호 대책 마련과 범죄예방체계 재정비를 촉구했다. 장 위원장은 먼저 이번 사건으로 인해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희생자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 부상당하신 모든 분들의 조속한 쾌유를 간절히 기원하고, 피해자분들께서 일상으로 복귀하실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장 위원장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우발범죄로만 볼 것이 아니라, 갈등, 고립 등 우리 사회 곳곳에 내재된 위험요인들이 얽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치안의 유지·강화를 넘어 주민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근본적 범죄예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자치경찰위원회와 강동경찰서에 제안했다. 장 위원장은 지역치안에서 자치경찰의 역할을 강조하며 “서울시, 국가경찰, 자치경찰, 그리고 갈등관리·정신건강 분야 전문가들이 긴밀히 협력하는 방식으로 범죄예방 체
thumbnail - 장태용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장 “지역주민 위한 범죄예방 시스템 구축 절실”

서동철 부국장 dcsuh@seoul.co.kr
2010-08-21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새벽 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민생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1.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