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의 삶 녹아 있는 구룡포 ‘소울 푸드’
권선희 시인 제공
물칸마다 오징어 등 물고기를 가득 채우고 구룡포로 귀항하는 어선. 물고기를 도둑질하려는 갈매기들이 구름처럼 몰렸다.
권선희 시인 제공
권선희 시인 제공
해녀 하면 제주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한데 경북에 속한 동해안에도 해녀들이 있다. 특히 구룡포에 많다. 권선희 시인이 펴낸 산문집 ‘숨과 숨 사이 해녀가 산다’에 따르면 경북의 해녀는 지난해 기준으로 모두 1493명이다. 이 가운데 포항에만 1068명이 있다. 제주(3820명, 2019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숫자다.
이들이 숨을 참고, 추위를 견디며 건져 올린 갯것들을 내는 맛집들이 몇 곳 있다. 포항과학고 가기 전 구룡포 읍내 북쪽 끝자락에 몰려 있다. 해녀전복, 구룡포전복 등의 상호에서 보듯, 대부분이 전복 요리를 앞세우고 있다. 해녀 사이에서 ‘저승 앞에 욕심 있다’는 경구가 흔히 적용되는 해산물이 전복인데, 해녀와 전복은 천생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인 모양이다.
권선희 시인 제공
해녀 손바닥 두 개와 맞먹는 크기의 전복. 예전과 달리 요즘은 이 정도 크기의 전복을 보기가 쉽지 않다.
권선희 시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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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들의 숨과 숨 더한 ‘전복죽’
뱃사람의 투박함 닮은 ‘모리국수’
고래잡이 추억 담긴 ‘고래국밥’
권선희 시인 제공
혼획(부수 어획)된 밍크 고래 해체 장면. 봄철에 이런 장면과 마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권선희 시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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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은 2만원이다. 같은 양의 소고기국밥에 견줘 거의 곱절이나 비싸다. 모모식당, 삼오식당 등이 오랜 내공의 맛집으로 통한다. 구룡포항 뒤 작은 골목을 사이에 둔 채 마주하고 있다.
할머니 손맛 어린 꽁치완자 ‘시락국’
가게 벽엔 ‘맛있게 먹는 비법’ 안내문이 붙어 있다. 우선 국에 들어 있는 꽁치완자를 으깬다. 딸려 나온 청양고추는 기호에 맞게, 산초가루는 두 번 톡톡 두드려 넣는다. 산초 향을 꺼리는 이는 굳이 넣지 않아도 괜찮을 듯하다. 국물 맛은 이미 충분히 강하다. 싱거우면 소금을 넣으라는데, 역시 간이 충분해 필요 없을 듯하다. 맛은 ‘서울식’ 추어탕과 비슷하다. 경상도 음식답게 다소 맵고 짠 편이다. 여기에 꽁치완자가 곁들여져 다소 비릿한 향이 난다. 외지인이라면 추억을 먹어본다고 생각하는 편이 나을 듯하다.
글 사진 포항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2021-02-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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