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투고작 중 최종 논의의 대상으로 남은 것은 네 편이다. <환생, 박제된 소문의 목소리>(추선진)는 세 편의 작품을 대상으로 하여 ‘황진이’의 소설화 가능성과 그 의미를 탐색하고 있다. ‘야사’와 ‘소설’의 거리를 파고드는 논리적 명쾌함은 돋보이지만, 왜 지금 ‘황진이’인가라는 비평적 자의식이 미흡했다. 이 점은 <욕망하는 언어, 진지한 거짓말의 표정>(강영애)에도 적용된다. 이 글 역시 작품 분석이 돋보였지만, 왜 이 작품을 비평대상으로 삼고 있는지가 불분명했다. 신예비평가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도전적인 비평정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심사자들은 <타자들의 상상력과 신생의 의지>(김희진)와 <질문하는 소설, 경험의 콜라주>(남승원)를 두고 숙고를 거듭했다. 김희진씨의 글은 편혜영과 이기호 작품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바라보는 문제의식이 돋보였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자신만의 독창적인 논법이 부족한 것이 큰 아쉬움이었다.
남승원씨의 글은 작품을 파고드는 예리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이 단연 돋보였고, 문제의식 역시 글의 행간에서 뚜렷하게 만날 수 있었다. 논지를 이끌어가는 힘 있는 목소리, 그 소리를 부드럽게 녹이는 수사학적 성찬도 뛰어나다. 물론 거슬리는 현학적 표현도 있지만, 그것은 씨의 풍부한 독서량과 관련된 것이기에 큰 흠은 아닌 듯하다. 당선을 축하하면서, 앞으로의 활기찬 비평활동을 기대한다.
문학평론가 김종회(왼쪽)·문흥술.
남승원씨의 글은 작품을 파고드는 예리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이 단연 돋보였고, 문제의식 역시 글의 행간에서 뚜렷하게 만날 수 있었다. 논지를 이끌어가는 힘 있는 목소리, 그 소리를 부드럽게 녹이는 수사학적 성찬도 뛰어나다. 물론 거슬리는 현학적 표현도 있지만, 그것은 씨의 풍부한 독서량과 관련된 것이기에 큰 흠은 아닌 듯하다. 당선을 축하하면서, 앞으로의 활기찬 비평활동을 기대한다.
2010-01-04 4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