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풍에… 두루마리 화장지에… 감동의 성경 필사

병풍에… 두루마리 화장지에… 감동의 성경 필사

입력 2014-07-11 00:00
업데이트 2014-07-11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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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성경 필사본 전시회 성황… CBS 목동 사옥 7층 350점 선 봬

서울 양천구 목동 기독교방송 CBS사옥에서 이색 전시가 성황리에 열려 화제다.

CBS가 창사 60주년 기념으로 지난달 23일부터 목동 사옥 7층 전층에서 진행하고 있는 ‘한국교회 성경필사본 전시회’가 그것. 교인들이 일일이 성경을 옮겨 쓴 각양각색의 필사본 350점이 입소문을 타면서 연일 1000명이 넘는 관람객을 불러모아 주최 측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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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방송 CBS가 지난달 23일부터 서울 양천구 목동 본사 사옥에서 창사 60주년 기념으로 열고 있는 ’한국교회 성경 필사본 전시회’ 전경. 다양한 재질과 필체의 필사본마다 얽힌 간증과 사연들이 관람객들의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CBS 제공
기독교방송 CBS가 지난달 23일부터 서울 양천구 목동 본사 사옥에서 창사 60주년 기념으로 열고 있는 ’한국교회 성경 필사본 전시회’ 전경. 다양한 재질과 필체의 필사본마다 얽힌 간증과 사연들이 관람객들의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C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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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재소자가 감옥에서 두루마리 화장지에 깨알같이 쓴 성경 필사본.  CBS 제공
한 재소자가 감옥에서 두루마리 화장지에 깨알같이 쓴 성경 필사본.
CBS 제공


기네스북에 세계 최대 성경필사본으로 등재된 인천 선린교회 권용선 권사의 작품. CBS 제공
기네스북에 세계 최대 성경필사본으로 등재된 인천 선린교회 권용선 권사의 작품.
CBS 제공
이번 전시는 CBS가 3년 전부터 전북과 부산, 청주 등지에서 열어온 행사를 전국 규모로 확대해 처음 마련한 자리. 창사 60주년 기념 전시회 개최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국의 필사자들이 참여했고 미국에서도 작품을 보내왔다고 한다.

CBS 측은 “당초 작품성이 있는 필사본만 간추려 전시하려 했지만 접수된 작품마다 담긴 수고와 신앙고백이 예사롭지 않아 출품작 모두 전시하게 됐다”고 귀띔했다. 전시 초기엔 관람객이 하루 200명 정도에 머물렀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매일 1000여명씩 전시장을 찾고 있다.

전시회는 ‘한국교회 성경필사본 전시회’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성경 필사의 모든 것을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인천선린교회가 제공한 세계 최대 성경전서를 비롯해 교인들이 함께 힘을 모은 필사 성경, 희귀한 두루마리 필사본, 12폭 잠언 병풍 필사본, 두루마리 화장지에 쓴 필사본 등 다양한 성경 필사 작품들이 전시장에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대한성서공회와 협력해 구한 사해사본이나 고어 성경, 대륙별 언어 성경 등 희귀성경 코너에도 발걸음이 쉴 새 없이 이어진다.

개신교계에서 성경 필사는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차원에서 한 차원 더 발전된 각별한 신앙 표현의 하나로 인식된다.

국내에서 성경 필사가 크게 번지면서 대한성서공회가 이 같은 열기를 세계성서공회에 보고해 세계 기독교인들로부터 주목받게 된 풍속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전시된 필사 작품들은 하나같이 애틋한 사연을 담고 있어 관람객들의 시선을 모으며 감동을 자아낸다.

정확한 자간과 필체로 인쇄물을 보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필사본을 낸 전북 전주 동신교회 윤여선 권사는 “70세 때 필사를 시작해 20년 동안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하루 세 차례 7시간가량 필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삼덕교회 나순례 권사는 “까막눈이었지만 교회에서 성경공부 시간에 베드로전서를 숙제로 써가면서 한글을 터득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인천 참기쁜교회 강도성 권사는 “파킨슨씨병을 앓아 손 떨림이 심했지만 조금이라도 힘이 있을 때 성경을 가까이해야겠다는 결심으로 지난 10개월 동안 성경 66권을 필사해 전시회에 내놓았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재소자가 감옥에서 한 자 한 자 두루마리 휴지에 써내려간 성경 필사본이며, 성경 66권을 한 권 한 권 십자가 나무액자에 쓴 사연도 눈길을 끈다.

한편 전시장에선 전시 말고도 필사자들의 간증을 직접 듣는 시간을 포함해 청소년들이 파피루스에 성경구절을 직접 쓰고 그림으로 장식하는 ‘파피루스 체험코너’, 성경가훈 써주기 등 부대행사도 진행되고 있다.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무료로 이어진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2014-07-1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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