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에서 출발하는 ‘초인 여행’

니체에서 출발하는 ‘초인 여행’

신융아 기자
신융아 기자
입력 2017-08-11 23:06
수정 2017-08-12 01:4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너의 운명으로 달아나라/이현우 지음/마음산책/252쪽/1만 3500원
이미지 확대
21세기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20세기를 여는 1900년 세상을 떠났다. 그는 자신의 대표작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대해 100년 뒤에나 읽힐 책이라고 예언했지만, 여전히 니체가 얘기하는 ‘초인’에 다가가기는 쉽지 않다. 인문학자인 저자는 독서라는 여행의 가이드를 자처하며 니체와 그의 영향을 받은 니코스 카잔차키스, 서머싯 몸, 밀란 쿤데라의 작품들을 통해 초인으로 향하는 길을 제시한다.

니체는 ‘너의 운명을 사랑하라’고 했는데, 여기서 운명은 주권적인 존재인 초인의 의지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초인의 모습이 가장 잘 형상화된 작품은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와 ‘최후의 유혹’에 각각 등장하는 조르바와 예수다. 카잔차키스는 ‘너의 삶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라’고 한 니체의 인생관에 심취해 전 세계를 다니며 어디에도 구속받지 않고 제약받지 않는 진정한 자유를 기록하고자 했다. 이 같은 모습은 자유의 화신 조르바의 삶으로 표현된다. 카잔차키스가 그린 예수는 구세주의 자질을 지녔지만 그 운명을 받아들이기까지 끊임없이 악의 유혹을 받으며 흔들린다. 그러나 마침내 예수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데, 이는 하느님의 부름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선택한 결과다.

몸의 ‘달과 6펜스’, ‘인생의 베일’, ‘면도날’을 통해서는 삶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만들려는 치열한 노력을, 쿤데라의 ‘정체성’, ‘농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통해서는 인생의 성찰법을 되새겨 본다. 책이 끝날 때쯤 아직 읽지 않은 작품은 읽고 싶어지고, 이미 읽은 작품은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이번 독서 여행은 성공한 셈이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17-08-12 1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가수 유승준의 한국비자발급 허용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가수 유승준이 한국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세 번째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다만 이전처럼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이 법원 판단을 따르지 않고 비자 발급을 거부할 경우 한국 입국은 여전히 어려울 수 있다. 유승준의 한국입국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1. 허용해선 안된다
2. 이젠 허용해도 된다
3. 관심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