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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책]

[당신의 책]

입력 2015-01-23 17:58
업데이트 2015-01-23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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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아리랑
(이태영 지음, 한울 펴냄) 흔히 역사는 굵직굵직한 사건과 일들의 기록쯤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작은 일들과 소시민의 일상을 빼놓고 역사를 말할 수는 없다. 책은 바로 그 거대 기록이 아닌 일상의 궤적에 방점을 찍고 역사를 따졌다.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을 아리랑 고개로 여겨 그 고난의 고개를 넘었던 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촘촘하게 들여다봤다. 개항기부터 시작해 일제강점과 6·25전쟁, 남북 분단, 군부독재 시절을 관통하며 살아온 사람들이 정작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보았는지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이념과 진영논리보다 상식과 통념에 충실해 역사를 보자는 측면의 글쓰기가 신선하다. “인간 삶의 본질은 큰 사건보다 자잘한 일상에 있는지도 모른다. 그 일상을 꾸역꾸역 살아가는 것이 독립운동이나 민주화운동을 하는 것보다 결코 쉽지만은 않다.” 보수·진보라는 이념과 사상의 이분법적 가르기를 벗어나 양보와 소통의 역사 보기를 강조한 점이 도드라지는 책이다. 320쪽. 2만 9000원.

의사, 인간다운 죽음을 말하다
(브렌던 라일리 지음, 이선혜 옮김, 시공사 펴냄) ‘현대의학은 만인에게 혜택과 구원을 주는 공공의 은자인가.’ 의학이 인간생명 유지, 연장에 도움이 됨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의료계 언저리에선 좋지 않고 옳지 않은 일들이 다반사이다. 책은 현대의학과 환자의 인권에 천착해 ‘무엇이 올바른 치료인가’를 묻는다. 저자는 미국 최고의 종합병원이라는 뉴욕-프레즈버티어리언 병원 내과 의사. 직접 치료하고 만난 환자들의 다양한 사례를 다큐멘터리처럼 풀어갔다. 완치의 꿈을 버리지 못한 채 병원을 떠도는 말기암환자, 의료진을 속인 정신질환 환자, 갑자기 자살한 환자…. 치매로 고생하는 노모를 포함해 죽음 직전의 환자들을 통해 말기 혹은 고령 환자에게 고통을 주는 무의미한 치료가 필요한지를 따져 묻는다. 시장 논리에 지배되는 의료자원과 불공평한 분배, 그로 인한 불필요한 치료와 비극적인 상황 고백을 통해 현대의학의 불편한 속사정이 낱낱이 드러난다. 504쪽. 1만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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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민인가
(송호근 지음, 문학동네 펴냄) ‘국민의 시대에서 시민의 시대로’ 사회 현안의 날카로운 진단으로 유명한 저자가 시민사회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여전히 ‘국민’의 수준에 머물고 있는 한국인에게 필요한 건 ‘시민의식’임을 짜릿한 필치로 강조한다. ‘세월호 참사에서 사회적 공공성의 부재가 사회를 얼마나 비참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뼈저리게 느꼈다’고 술회한다. 저자는 우선 구한말의 혼란과 국권 상실, 분단과 전쟁, 군부독재로 이어진 소용돌이 속에서 정상적인 근대 시민사회 구축 기회를 놓쳤음을 안타까워한다. 시민사회의 자율적 윤리가 실종되고 계층상승을 향한 무한경쟁이 판치면서 개인주의와 권리의식만이 머릿속을 채운 게 한국의 현주소라고 말한다. 긴장하고 타인을 배려하며 공동체에 헌신하는 시민윤리를 지닌 한국인으로 거듭나자는 반성문이자 염원기로 읽힌다. 그리고 그 핵심의 메시지는 ‘위기와 갈등이 생겼을 때 즉각 발동되는 행동규범과 윤리의식’을 갖자는 것이다. 400쪽.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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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우리가 천국에 산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
(토마스 휠란 에릭센 지음, 손화수 옮김, 책읽는 수요일 펴냄) ‘머지않아 현재의 물질 풍요 사회는 자취를 감출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역사가 남긴 가장 기분 좋은 막다른 길로 받아들일 것이다.’ 스칸디나비아 대표 인문학자라는 오슬로 국립대 교수가 제시한 행복의 길. 여러 나라들이 복지국가 모델로 삼은 노르웨이에서 ‘세계는 고장 났고, 우리들의 행복은 그 어느 때보다 위험하다’고 일갈한 성찰과 경고가 눈길을 끈다. 연간 개인 평균소득이 1만2000달러 선을 넘어서면 소득 증가와 삶의 만족도는 비례하지 않는다고 한다. 저자는 그처럼 인스턴트 만족감으로 채워진 세상에서 허무와 불안을 이기는 방법을 찾아낸다. 영화, 고전문학, 심리학, 종교를 넘나들며 건져 올린 처방들이 흥미롭다. 더 큰 차원의 다원주의는 많은 인간의 삶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하는가 하면 급진적인 추락을 줄이기 위해 삶을 모자이크처럼 꾸며 가라고 권하기도 한다. 384쪽. 1만5000원.

2015-01-2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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