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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정에 오른 지적 능력… 인생은 중년부터

절정에 오른 지적 능력… 인생은 중년부터

입력 2013-10-26 00:00
업데이트 2013-10-2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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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능력 65세까지 퇴보 안해

[중년의 발견]데이비드 베인브리지 지음/이은주 옮김/청림출판/340쪽/1만 6000원

중년이란 무엇이며 왜 있는가. ‘중년의 발견’은 이런 의문을 밝혀내려는 책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임상 수의과 해부학자이자 세인트 캐서린스 칼리지 인문학부 선임 연구원인 저자는 중년을 40~60세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잠정 정의하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중년은 생애주기에서 지적 능력이 최고조에 이르는 때다. 자원수집 능력이 가장 높아지고, 경험과 지식을 다음 세대에 전달하려는 욕구가 가장 강해지는 시점이기도 하다. 한 중년 구직자가 채용 공고판을 보며 일자리를 찾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중년은 생애주기에서 지적 능력이 최고조에 이르는 때다. 자원수집 능력이 가장 높아지고, 경험과 지식을 다음 세대에 전달하려는 욕구가 가장 강해지는 시점이기도 하다. 한 중년 구직자가 채용 공고판을 보며 일자리를 찾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그는 중년은 개개인에게 이득이 되기 때문에 ‘진화해온’ 생애 설계의 특별하고 새로운 부분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따라서 중년을 더 잘 이해하려면 중년의 인류사를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이 지구 상에 등장한 것은 약 200만년 전이다. 그때부터 농경이 시작된 1만년 전까지는 수렵·채집의 시대였다. 우리 인류 역사의 99.5%는 농경 도래 이전에 발생한 것이다. 농경 이전 중년인의 화석을 분석해 보면 옛날의 많은 수렵·채집인들은 예상외로 삶이 길었다. 실제 5만년 전 시작된 ‘후기 구석기 시대’에 이르러서는 ‘늙은 사람들’의 수가 상당한 수준에 달했다. 인간 화석을 이용한 사망 연령 직접 측정법의 가장 놀라운 결과는 나이 든 성인의 수가 농업이 행해진 기간 동안 사실상 감소했다는 것이다. 농사는 인류문명의 큰 진보인데 대체 어떻게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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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가 있다. 농업은 성공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한두 가지 곡물만 심어 먹는 경우가 많아 비타민과 미네랄, 각종 단백질 섭취가 제한된다. 게다가 곡물 농사가 실패하면 큰 재앙이 닥친다. 농사가 기울인 노력에 비해 취할 수 있는 음식 양이 적다는 현대사회의 증거가 있다. 남아프리카의 쿵(Kung)족이나 핫자(Hadza)족의 수렵·채집인들은 일을 별로 열심히 하지 않지만 하루 종일 일하는 인근의 농경 사회인들보다 식량을 쉽게 더 많이 마련한다.

현대 수렵·채집 사회를 살펴보면 양식을 모으는 인간의 능력은 45세에 정점을 찍는다. 그 나이에 수렵·채집인들은 기운이 약해지고 민첩성이 떨어지지만 오랜 시간 축적된 노하우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젊은 성인들보다 여전히 더 낫다. 공동체를 위한 자원 수집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중년들이 최고다.

최근의 다양한 인지능력 검사 결과를 보면 계산 능력은 40세 무렵 정점을 찍고, 구술 능력은 60세쯤에 최고조에 이른다. 놀랍게도 많은 지적 능력이 65세를 넘을 때까지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퇴보를 나타내지 않는다. 중년이 여러 면에서 지적 능력의 정점에 올라 있는 것이다. 그래서 중년들이 초원에서는 아마 젊은 동료들보다 더 효과적으로 사냥과 채집을 했을 것이며 도시에서는 더 많은 수입을 올리고 더 많은 정치적 권력을 가진다. 중년들은 또한 절정에 도달한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젊은이에게 전승하려는 강한 충동도 갖고 있다.

생식생물학 등 자연과학은 물론 사회과학, 예술에 걸쳐 폭넓고 다양한 정보들을 자료 삼아 지적 호기심을 두루 충족시키는 책이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2013-10-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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