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변 넓히는 한국 문화유산 ODA 사업
세계 3대 불교 유적 바간 피해 복구 계기벽화 보존술 전수… 유네스코 등재 쾌거
2025년까지 역사도시 조성 사업 지원도
“개발도상국 문화유산 보전 적극적 지원”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에서 문화유산 보존·복원 사업을 수행하던 한국문화재재단 ODA사업팀 현장 전문가 18인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를 피해 전원 일시 귀국했다.
한국문화재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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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바간 파야톤주 사원 발굴 조사 모습.
한국문화재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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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가의 문화유산 보존과 복원을 지원하는 문화유산 ODA에 뛰어든 건 2013년부터다. 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개발원조위원회에 24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해 원조 공여국으로 거듭난 것을 계기로 문화유산 ODA에도 눈을 돌렸다. 문화재청 산하 한국문화재재단이 선봉에 섰다. 라오스의 세계유산인 참파삭 문화경관 내 왓푸사원과 고대 주거지 흥낭시다 유적 보존·복원 사업을 시작으로 외교부, 코이카,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미얀마 바간 벽화보존 사업, 캄보디아 앙코르유적 프레아피투 사원 보존·복원 등을 진행하고 있다.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 코끼리테라스 해체 조사 장면.
한국문화재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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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ODA사업팀에 소속돼 현장을 누비는 전문가 18명의 생생한 육성을 담은 책은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 위기 덕에 나왔다. 지난해 3월 코로나를 피해 전원 귀국하면서 ODA사업팀이 생긴 이래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이들에게 뜻밖의 미션이 떨어졌다. 평소처럼 보고서가 아니라 에세이 형식의 글을 쓰라는 주문이었다. 진옥섭 재단 이사장은 “딱딱한 보고서에는 담기 힘든 현장의 살아 있는 정보와 감동을 일반 독자도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기획했다”면서 “‘데카메론’에서 착안해 100개의 에피소드에 ‘디카’로 찍은 사진을 싣는 ‘디카메론’이 출발점이었다”고 소개했다.
현지 교통편이 여의치 않아 바이크로 이동하다 보면 소떼 무리에 갇히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한국문화재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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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ODA사업에서 도로, 보건, 교육 지원 등이 우선순위가 되다 보니 문화유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하다. 올해 ODA 전체 예산은 4조 793억원이며, 이 중 재단이 수행하는 문화유산 ODA 예산은 40억여원이다. 전 팀장은 “한국전쟁 이후 경제성장에 집중하면서 문화유산이 상당히 훼손되는 아픔을 겪었는데 개발도상국에서 그런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2021-01-18 2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