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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같은 가족, 가족 같은 남…당신에게 가족은 무엇인가요

남 같은 가족, 가족 같은 남…당신에게 가족은 무엇인가요

김지예 기자
김지예 기자
입력 2020-07-01 17:32
업데이트 2020-07-0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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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기억 상실·출생의 비밀 코드, 자극적 소비 없이
가족의 속내 현실감 있게 드러내며 공감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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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목해 보여도 각자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 게 부모와 자식, 형제자매일지 모른다.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는 가족이라서 더 말하지 못하는 비밀을 하나씩 꺼내며 가족의 의미를 돌아본다. tvN 제공
화목해 보여도 각자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 게 부모와 자식, 형제자매일지 모른다.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는 가족이라서 더 말하지 못하는 비밀을 하나씩 꺼내며 가족의 의미를 돌아본다. tvN 제공
‘사랑으로 화목한 가정’. 거실 벽에 걸린 액자 속 가훈이 이토록 무색할 수 있을까 싶다. 수십 년 부대끼고 살았지만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도 모르고, 연락도 하지 않는다. 몇 년 만에 만나도 싸우기만 한다. tvN 월화극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가 그리는 가족의 실체다. 겉만 멀쩡한 가족의 속내가 공감을 얻으며 3%였던 시청률은 지난달 30일 10회 방송에서 최고 6%까지 올랐다.

‘…가족입니다’는 첫 회부터 삐걱거리는 가족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엄마 이진숙(원미경 분)은 집에만 헌신했던 30여년을 끝내기 위해 거칠고 무심한 남편 김상식(정진영 분)에게 졸혼을 선언한다. 상식은 좌절감에 극단적 선택을 하려다 발견되고, 그 충격으로 기억을 일부 잃어 22세로 회귀한다.

변한 남편 모습에 엄마의 마음이 혼란스러울 즈음, 큰딸 은주(추자현 분)는 남편이 성소수자라는 사실과 함께 삼남매 중 자신만 아버지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가족입니다’에서 은주(추자현 분)은 자신과 가장 가까웠던 남편이 성소수자인 것을 뒤늦게 알고 혼란에 빠진다. tvN 제공
‘가족입니다’에서 은주(추자현 분)은 자신과 가장 가까웠던 남편이 성소수자인 것을 뒤늦게 알고 혼란에 빠진다. tvN 제공
가족이 숨겼던 충격적인 비밀들도 하나씩 공개된다. 출생의 비밀, 기억상실 등 ‘막장 드라마급’ 설정이 즐비하다. 그런데 이는 단순히 소재로 소비되지 않는다. 대신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가족 개개인을 이해하는 데 쓴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소위 ‘막장 코드’를 갖고 복수 등 뻔하고 자극적인 이야기로 풀어 가지 않는다”며 “가족에게 왜 문제가 왜 생겼을까, 나는 왜 이걸 몰랐을까 짚어 내면서 가족의 본질을 고민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부모, 자식, 형제에게는 독설을 쏟아 내지만 남에게는 한없이 살가운 모습도 현대인의 모습과 닮아 있다. 이 가족의 비밀과 속마음을 가장 먼저 알게 되는 건 둘째 딸의 친구인 찬혁(김지석 분)이다. “우리 집 평범한 줄 알았는데 아니다”, “가족은 남이 찾지 못하는 급소를 너무 잘 안다”는 등 공감 가는 대사들 덕분에 “현실감 있다”는 시청자 반응이 주를 이룬다.

정진영, 원미경, 추자현, 한예리 등 주연배우들의 탄탄한 연기와 섬세한 대사 및 연출은 몰입을 돕는다.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등을 연출한 권영일 PD, 영화 ‘접속’과 ‘안녕, 형아’를 쓴 김은정 작가가 뭉쳤다. 권 PD는 “가장의 무게감 너머의 모습, 묵묵히 가정을 꾸려 온 어머니의 다른 얼굴, 사회 구성원인 자녀들의 내밀한 모습까지 보여 주고 싶었다”며 “궁극적으로 하나의 개인으로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그려 내려 한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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