⑨ 조선 기생의 패션
전통시대의 유행은 상류층의 패션이 퍼져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8대 천민 중 하나인 기생이 조선의 복식을 선도했다. 그들이 만들어낸 스타일은 ‘하후상박’(下厚上薄)이다. 하후상박형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노출’이다. 복식에서의 노출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아무것도 입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는 방법이고, 둘째는 얇게 비치는 옷감을 이용하여 시스루룩을 만드는 방법이다. 세 번째 방법은 옷을 딱 달라붙게 입음으로써 신체를 드러낸다. 결과적으로는 섹시해 보이기 위한 것이 노출이지만 표현 방법에 있어서는 다르다.
송암문화재단 제공
석지 채용신(1850~1941)이 그린 ‘팔도미인도’의 일부분. 서울기생 홍랑은 치마를 살짝 걷어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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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지 채용신(1850~1941)이 그린 ‘팔도미인도’의 일부분. 평양기생 계월향은 치마를 걷어 올려 앞뒤로 볼륨을 살려 입고 손에는 장도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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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의 옷은 일반 여성들의 복식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저고리의 색상은 초록, 노랑, 분홍, 옥색, 흰색에 자주색 회장을 달고 소매 끝에는 남색의 끝동을 달거나 하얀 거들지를 달았다. 또 다홍색이나 남색의 안고름도 달았다. 치마 색은 남색과 옥색이 주를 이루었으며, 길이는 땅에 끌릴 정도로 길고 폭은 넓게 해서 주름을 많이 잡았다. 치마에는 넓은 치마말기를 달고 그 끝에 끈을 길게 달았다.
본격적인 변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저고리는 겨드랑이 살이 보일 정도로 길이를 짧게 줄이고, 앞가슴이 벌어질 정도로 품을 딱 맞게 줄였다. 팔뚝은 피가 통하지 않을 정도까지 줄였다. 치마는 바닥에 끌릴 정도로 길이를 길게 만들었고, 폭은 최대한 넓게 만들었다. 이제 짧고 좁은 저고리와 함께 길고 풍성한 치마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하는 것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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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지 채용신(1850~1941)이 그린 ‘팔도미인도’의 일부분. 진주기생 산홍은 치마를 그대로 늘어뜨려 입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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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지 채용신(1850~1941)이 그린 ‘팔도미인도’의 일부분. 장성기생 취선은 치마를 걷어 올려 겨드랑이에 껴입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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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주 한국학중앙연구원 선임연구원
이민주 한국학중앙연구원 선임연구원
2017-05-23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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