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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로 변신한 탑 “제가 갖고 싶은 작품 모았어요”

큐레이터로 변신한 탑 “제가 갖고 싶은 작품 모았어요”

입력 2016-09-19 17:33
업데이트 2016-09-1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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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3일 홍콩 소더비 특별경매에 큐레이터로 참여

“아이 같은 마음으로 고른 작품들입니다. 제가 갖고 싶은 작품, 제게 영감을 주는 작품을 모았습니다.”(빅뱅 탑)

“젊은 컬렉터로서 탑의 취향은 세계적인 트렌드 변화를 선두에서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탑과 컬래버레이션을 해보고 싶었습니다.”(패티 왕 소더비 아시아 대표)

다음달 3일 홍콩에서 열리는 소더비 특별경매에 큐레이터로 참여한 탑(본명 최승현·29)은 19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매에 선보일 작품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세계적인 경매회사인 소더비는 그간 엘튼 존, 데이비드 보위 등 유명 팝스타와 손잡고 경매를 개최한 적은 있지만 아시아 지역 아티스트와 협업해 경매를 진행하기는 처음이다.

또한 엘튼 존이나 데이비드 보위와의 경매는 아티스트의 개인 컬렉션을 경매에 출품한데 반해 탑은 큐레이터로서 작품 선정에 참여했다.

탑은 소더비의 경매 홍보를 위해 이름만 내건 것이 아니라 1년 전부터 직접 작가와 작품 선정 작업을 진행해 왔다고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유키 테라세 소더비 아시아 현대미술담당 스페셜리스트는 강조했다.

테라세는 “탑이 경매에 소개하기를 원하는 작가 리스트를 먼저 보내왔으며 최종 작품 선정도 탑이 했다. 탑 자신이 모으고 싶은, 개인적 성향이 반영된 작품이 선택됐다”고 설명했다.

아이돌 그룹 빅뱅의 멤버이자 영화배우로도 활발히 활동 중인 탑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술 행사인 ‘푸르덴셜 아이 어워즈’에 참여하는 등 최근 미술계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탑은 “1년 반 전에 일본의 한 컬렉터를 통해 테라세 씨를 알게 됐고 소더비가 젊은 컬렉터와 프로젝트를 하고 싶어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평소 미술에 관심이 많지만 색안경을 끼고 보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이 안 좋게 보일 것 같아 망설였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큐레이터로 나서기로 결정한 것은 어려운 환경에서 작업하는 젊은 작가들을 생각해서였다.

이번 경매에 나오는 작품은 총 28점, 추정가 기준으로 1천150만달러(한화 약 130억원) 규모다. 전시 수익금 일부는 아시아 신진 예술가를 지원하는 아시아문화위원회(ACC)에 기부한다.

탑은 “외가쪽 여성들이 다 그림을 공부했다. 하지만 그림만 그려서는 형편이 어렵고 하니 포기한 가족도 많다”며 “이렇게 어려운 환경에서 작업하는 작가들이 많다고 생각해 소더비에 개런티를 안 받고 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탑의 새로운 시도를 응원하기 위해 그의 미술계 인맥이 총동원됐다.

일본의 저명한 컬렉터이자 탑의 지인인 유사쿠 마에자와는 자신의 소장품인 장 미셸 바스키아의 ‘보병대’를 선뜻 내놨다.

또 일본 인기 작가 무라카미 타카시와 코헤이 나와는 탑과의 컬래버레이션 작품을 제작했다.

탑은 “무라카미 타카시는 자신도 젊은 시절 ACC의 지원을 받았다며 흔쾌히 동참 의사를 밝혔다”면서 “이번에 제가 베고 자던 베개에 그가 그의 상징격인 꽃그림을 그린 ‘잘 것이냐 말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도 나온다”고 소개했다.

경매에는 앤디 워홀, 조지 콘도, 루돌프 스팅겔, 지그마 폴케, 키스 해링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이 포함됐다.

탑은 “유명 작가의 상징적인 작품이 아니라 유명한 작가여도 내가 그 작가에게서 좋아하는 부분이 있는 작품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바스키아의 작품에선 작가의 상징격인 왕관 그림이 있다거나 흑인 영웅이 등장하는 대신 밝고 경쾌한 느낌의 그림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탑은 “이번에 나오는 ‘보병대’가 바로 그런 작품”이라며 “바스키아 작품 치고는 굉장히 밝다. 제게 긍정적이면서 발랄한 에너지를 준다”고 말했다.

이밖에 김환기, 박서보, 이우환, 정성화, 백남준 등 국내 거장의 작품과 한국과 중국, 일본의 신진 예술가 작품도 소개된다.

유명 작가와 신진 예술가를 나란히 배치하는 방식으로 세대, 문화, 사조를 통합하는 기획을 선보이려 했다는 것이 소더비 측의 설명이다.

탑은 특히 이번 컬렉션에 김환기 화백의 작품을 꼭 넣으려 했다고 강조했다.

“외할머니의 삼촌이 김환기 화백”이라고 소개한 탑은 “제게는 의미있는 분이어서 이번 프로젝트에 꼭 작품을 넣고 싶었다. 이번 전시에 나오는 ‘플라이트’는 1963~1965년 작품인데 김 화백이 미니멀아트로 가기 직전의 그림”이라며 해박한 미술 지식도 드러냈다.

탑은 앞으로도 미술 분야에서 활동을 계속해나갈 계획임을 시사했다.

그는 스위스 가구 브랜드 ‘비트라’와 협업한 가구도 선보일 예정으로 알려졌다.

탑은 “미술은 생각처럼 어렵지 않다. 느끼고 싶은 감정을 느끼면 된다”면서 “젊은 친구들이 좀 더 쉽게 미술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감동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조금씩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미술 작품을 보면서 영감을 많이 얻고 커다란 감정과 풍부한 감성을 배운다”면서 “꼭 예술쪽 일을 하지 않더라도 그런 커다란 감동이 느껴지는 미술을 많이 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를 위해 방한한 패티 왕 소더비 아시아 대표는 “탑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면 그가 젊은 컬렉터로서 미술시장을 컬렉터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그의 컬렉터로서의 취향은 세계적인 트렌드 변화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우리의 관심사이기도 하다”고 그를 큐레이터로 발탁한 이유를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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