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왕은 뭘 먹고 살았을까

백제 왕은 뭘 먹고 살았을까

김승훈 기자
입력 2015-08-20 23:52
업데이트 2015-08-21 01:5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유네스코 세계유산 ‘익산 왕궁리 유적’서 백제시대 왕궁 부엌터 최초 발견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백제역사유적지구 ‘익산 왕궁리 유적’(사적 제408호)에서 삼국시대 왕궁의 식생활 문화를 복원할 수 있는 부엌터가 발견됐다. 그동안 고구려시대 벽화고분 ‘안악3호분’에서 나온 부엌 그림은 있었지만 실제 유구(遺構)가 생활 용기와 함께 발견된 건 처음이다.

이미지 확대
‘익산 왕궁리 유적’ 부엌터 내 타원형 구덩이에서 백제 왕궁의 식생활을 보여 주는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사진은 백제 토기 5점과 숫돌 3점. 문화재청 제공
‘익산 왕궁리 유적’ 부엌터 내 타원형 구덩이에서 백제 왕궁의 식생활을 보여 주는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사진은 백제 토기 5점과 숫돌 3점.
문화재청 제공
이미지 확대
‘익산 왕궁리 유적’ 부엌터 내 타원형 구덩이에서 백제 왕궁의 식생활을 보여 주는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사진은 철제솥 2점.  문화재청 제공
‘익산 왕궁리 유적’ 부엌터 내 타원형 구덩이에서 백제 왕궁의 식생활을 보여 주는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사진은 철제솥 2점.

문화재청 제공
이미지 확대
‘익산 왕궁리 유적’ 부엌터 내 타원형 구덩이에서 백제 왕궁의 식생활을 보여 주는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사진은 철제 가랫날과 작은 철도끼. 문화재청 제공
‘익산 왕궁리 유적’ 부엌터 내 타원형 구덩이에서 백제 왕궁의 식생활을 보여 주는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사진은 철제 가랫날과 작은 철도끼.
문화재청 제공
이미지 확대
‘익산 왕궁리 유적’ 부엌터 내 타원형 구덩이에서 백제 왕궁의 식생활을 보여 주는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사진은 부엌 터 전경.  문화재청 제공
‘익산 왕궁리 유적’ 부엌터 내 타원형 구덩이에서 백제 왕궁의 식생활을 보여 주는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사진은 부엌 터 전경.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배병선)는 20일 전북 익산시 왕궁면 ‘왕궁리 유적’ 발굴 현장에서 제26차 발굴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익산 왕궁리 유적’은 백제 무왕(600~641년) 재위 시절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왕궁성(王宮城)으로, 부여문화재연구소는 1989년부터 매년 발굴조사를 해 오고 있다.

그동안 궁성과 궁장(宮墻·궁궐 담장), 정원, 공방터 등이 발견됐고 인장 기와와 연화문 수막새 등 유물 1만여점이 출토됐다.

올해는 지난 3월 24일부터 유적의 서남쪽 일대 8300㎡에 대한 발굴조사를 진행해 조선시대 왕궁의 수라간에 비유되는 백제 사비기 왕궁의 부엌터를 찾아냈다. 규모는 동서 6.8m, 남북 11.3m다. 배병선 소장은 “왕궁 내에서 취사도구와 흔적을 발견한 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역사책에도 부엌에 대한 언급이 없어 밥을 어떻게 지었는지, 식기는 어떤 걸 사용했는지 등 삼국시대 식생활에 대해 알 길이 없었다. 부엌이라는 말만 있지 부엌을 한자로 어떻게 쓰는지도 정확하게 모를 정도다. 이번에 확인된 부엌 건물지의 위치와 내부 구조, 시설을 통해 당시 왕궁의 생활상을 복원할 수 있게 됐다.”

부엌터 내 길이 1.64m, 너비 1.38m, 깊이 0.44m의 타원형 구덩이에선 철제솥 2점을 비롯해 어깨가 넓은 항아리 2점, 목이 짧고 아가리가 곧은 항아리 1점, 목이 짧은 병 2점 등 토기 5점과 숫돌 3점, 가랫날, 작은 도끼 등이 출토했다. 구덩이에서 2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선 또 다른 철제솥 1점이 나왔고 불탄 흙과 그을린 흔적이 남아 있는 벽체, 다량의 숯이 깔린 지점 2곳도 확인됐다.

그동안 발견된 건물지와 달리 건물지 안에서 물이 바깥으로 빠져나간 배수 흔적도 나왔다. 배 소장은 “철제솥은 원형 돌기 바닥에 어깨엔 넓은 턱이 있고 아가리는 안쪽으로 살짝 휘어져 있다. 이는 익산 미륵사지, 부여 부소산성, 광양 마로산성 등에서 출토된 통일신라 이후 철제솥과 유사하지만 조금 더 이른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고대 백제계 철제솥의 변화 양상을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조사에선 서쪽 궁장을 따라 길이 29.6m, 너비 4.5m인 남북으로 길쭉한 장랑형(長廊形) 건물지를 포함, 다양한 건물지도 발굴됐다. 장랑형 건물지는 부엌 건물지 앞쪽에서 나왔다. 일본에선 그런 길쭉한 건물지가 나온 게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처음 발견됐다. 일본 오사카 나니와노미야(難波宮·난파궁), 나라 아스카노미야(飛鳥宮·비조궁)와 비슷한 건물 배치여서 백제 궁성 축조 형식이 일본에 전파됐음을 밝힐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화장실로 보이는 기다란 석축시설과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기와 가마터, 서쪽 궁장을 향해 흐르도록 설계된 배수로 3개도 확인됐다. 배 소장은 “앞으로 10년은 더 발굴조사를 해야 한다”며 “유적 정비를 하면서 이번 발굴 성과를 어떤 형태로 시민들에게 보여 줄지를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15-08-21 22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