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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영원한 스승으로”...리영희 교수 49재

“부디 영원한 스승으로”...리영희 교수 49재

입력 2011-01-22 00:00
업데이트 2011-01-2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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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눈을 뜨게 해 준 사람/망막 뒤에 가려진 참세상 보게 해 준 사람/그러나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눈을 뜬 사람은 장애인..(중략)..그는 나를 장애로 만든 사람..(중략)../그를 보내며 내 눈 붉어지네”(정희성 ‘눈 밝은 사람’ 중)작년 12월5일 별세한 고 리영희 전 한양대 교수의 49재 추모식이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에서 유족과 지인,각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리 교수의 부인 윤영자씨를 비롯한 유족과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고은 시인,임채정 전 국회의장,정연주 전 KBS 사장,김성훈 전 농림부장관,봉은사 주지 진화스님,명진스님 등이 참석했다.

 추모식은 구중서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권태선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의 추모사,리 교수의 생애를 담은 동영상 상영,정희성 시인의 추모시 ‘눈 밝은 사람’ 낭독,헌향,헌화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구중서 이사장은 “말과 글로만 진실을 주장한 게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하면서 여섯 차례의 연행과 세 차례 옥고를 치렀던 리영희 선생이 비로소 안식의 경지로 갔다”고 추모했다.

 박석무 이사장은 “다산 정약용이 학문적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것처럼 리영희 선생은 진실은 끝까지 진실이라고 주장하면서 온갖 고통을 감내했다”고 했고,권태선 위원은 “선생의 뜻을 받들어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모든 사람과 생명이 존중받고 사랑받는 세상을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문경 봉암사에서 동안거 중인 명진스님은 “80년대 구치소 독방에서 선생의 저서 ‘전환시대의 논리’와 ‘우상과 이성’을 읽으면서 인생이 바뀌었다”고 리 교수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명진스님은 이어 “최근 나라를 휩쓸고 있는 구제역 같은 전염병은 인간의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더 많이 가지려는 인간의 욕망이 짐승의 생명력을 빼앗고 나아가 미움과 증오가 가득한 세상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선생이 극락으로 가시길 빌어야겠지만 우리가 이 세상을 극락으로 만드는 걸 지켜보려고 가시지 않을 것 같다”며 “부디 눈 감지 마시고 우리가 잘못된 길로 가면 준엄하게 꾸짖는 이 사회의 영원한 스승으로 남아달라”고 말했다.

 리 교수의 부인 윤영자씨는 유족 인사말에서 “이렇게 훌륭한 49재를 준비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며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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