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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 수돗물’ 美플린트시 비극 상징적으로 보여준 한 장의 사진

‘납 수돗물’ 美플린트시 비극 상징적으로 보여준 한 장의 사진

입력 2016-01-22 10:25
업데이트 2016-01-2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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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지만 온 힘을 기울이려고 하던 그 가족에게 미안했습니다. 아기는 이제 물이 무섭다고 한답니다.”

시사잡지 타임 최신호 표지(타임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
시사잡지 타임 최신호 표지(타임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
미국 미시간 주 플린트 시에서 발생한 납 수돗물 사태의 폐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진이 화제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플린트, 한 미국도시의 중독’이라는 주제가 붙은 최신호 표지의 모델로 2살짜리 흑인 아기 신시어 스미스를 골랐다.

스미스는 납중독 증세로 추정되는 피부 발진을 얼굴 곳곳에 보이며 무기력하게 엎드려 카메라 렌즈를 멍하게 쳐다보고 있다.

미국의 전국지 USA투데이는 21일(현지시간) 스미스를 촬영한 지역지 ‘디트로이트 프리프레스’의 사진기자인 레지나 분의 수필을 실었다.

분은 플린트의 한 초등학교를 통해 알게 된 가족의 피해 실태를 취재하다가 스미스의 모습을 찍었다고 밝혔다.

그는 사진 촬영에 대한 가족이나 스미스의 거부는 없었지만 스미스가 덜 예쁜 모습을 보이는 데 싫어할까 봐 걱정했다고 취재 분위기를 설명했다.

취재 과정에서 분은 적지 않게 우울해졌다고 털어놓았다.

분은 “스미스의 어머니가 아들의 변화한 피부, 고통을 설명했는데 그 장면이 여러모로 슬펐다”고 말했다.

그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지만 온 힘을 기울이려고 하던 가족에게 미안했다”며 “물이 이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는 점 때문에 우울해졌다”고 회상했다.

분은 스미스가 이제 물을 무서워하는 참담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스미스 어머니의 설명도 전했다.

플린트는 디트로이트에서 북서쪽으로 100여㎞ 떨어진 인구 10만 정도의 작은 공업도시다.

이 도시에서는 납 중독이 확산하면서 최근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영유아의 혈중 납 수치가 급격히 높아져 주민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

플린트는 원래 근처 대도시 디트로이트 시의 수도에서 물을 받다가 파이프 공사를 계기로 시내를 가로지르는 플린트 강으로 2014년 4월 수원을 바꿨다.

그 결과 플린트 주민들이 사용하는 수돗물에 기준치를 훨씬 초과하는 납이 함유됐다.

수도관을 연결한 납땜과 금속을 더 잘 부식시키는 플린트 강물이 반응해 납이 녹아들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물이 혼탁하고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있었지만 당국은 물을 끓여 먹으라고 권고하는 식의 대응을 되풀이했다.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은 플린트 주민 대다수가 흑인 빈민이 아니었다면 즉각적인 대책이 있었을 것이라고 지난 18일 토론회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일반적으로 어린 아이가 납에 중독되면 두뇌 발달이 저해돼 학습장애, 이상행동, 지능지수 저하를 보일 뿐만 아니라 빈혈, 고혈압, 면역결핍 같은 증세를 겪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신경과 행동에 미치는 납의 부작용을 치료할 방법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1일 플린트 구호를 위해 연방예산 8천만 달러(약 964억원)를 지원하라고 지시했다고 지역지 디트로이트 뉴스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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