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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탈레반 세력 아프간서 테러 위협… 美·英 “카불 호텔서 자국민 떠나라”

反탈레반 세력 아프간서 테러 위협… 美·英 “카불 호텔서 자국민 떠나라”

이지운 기자
입력 2021-10-11 22:14
업데이트 2021-10-12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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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K, 탈레반·美 협상 나서자 모스크 테러
첫 회담 마친 美 “생산적” 탈레반 “실용적”
美, 인도적 원조 제공… 女 인권 보장 요구
탈레반은 외환보유고 동결 해제 등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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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이후 미국과 탈레반이 첫 회담을 갖는 등 양측이 관계 정상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테러 세력의 위협은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일(현지시간) 탈레반 대원이 아프간 북부 쿤두즈의 이슬람 시아파 모스크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 현장을 둘러보는 모습. 쿤두즈 신화 연합뉴스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이후 미국과 탈레반이 첫 회담을 갖는 등 양측이 관계 정상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테러 세력의 위협은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일(현지시간) 탈레반 대원이 아프간 북부 쿤두즈의 이슬람 시아파 모스크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 현장을 둘러보는 모습.
쿤두즈 신화 연합뉴스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이후 미국과 탈레반이 첫 대면회의를 갖고 관계 정상화의 물꼬를 튼 가운데 반(反)탈레반 테러세력의 위협도 한층 고조되고 있다. 지난 주말 이틀간 카타르 도하에서 만난 양측은 인도적 원조 제공과 아프간 영토에서 테러리즘 확산 억제 등을 서로 약속하며 아프간 상황을 진정시키기로 합의했으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난 8일 회담을 하루 앞두고 200명의 사상자를 낸 자폭테러 이후 추가 테러 경고가 나오면서 미국과 영국은 수도 카불의 호텔에 머무는 자국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11일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와 영국 외무부는 카불의 세레나호텔에 머물고 있거나 그 주변에 있는 자국민들에게 즉각 해당 장소를 벗어나라는 경보를 내렸다. 세레나호텔은 카불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이며, 주로 외국인들이 투숙하는 곳이다. 세레나호텔을 특정한 것은 이 호텔이 테러 위협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대피 경고는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 지부격으로, 탈레반과 맞서는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의 영향력이 아직 건재함을 보여 준다. 지난 8월 카불공항 인근 자살폭탄 테러를 일으킨 IS-K는 미국과 협상에 나서는 탈레반에 불만을 품고 회담 하루 전인 지난 8일 쿤두즈시 시아파 모스크 자살폭탄테러를 일으키는 등 ‘정상국가’를 지향하는 탈레반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테러세력 준동 속에 첫 회담을 마친 미국과 탈레반은 10일 각각 “생산적”, “실용적”이라고 긍정적 입장을 내놨다. 미국이 탈레반을 정식 정부로 인정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회담이 탈레반의 이미지 개선에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무엇보다 탈레반은 정권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민생 안정이라는 성과를 얻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탈레반은 외환보유고 동결 해제 등 아프간 중앙은행에 대한 제재를 풀어 줄 것도 미국에 요구했다고 한다. 아프간 측 자산은 90억 달러(약 10조 4000억원)로, 이 가운데 70억 달러가량이 미국에 예치돼 있다.

미국은 탈레반으로부터 아프간 영토에서 테러리즘 확산을 억제한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회담은 아프간의 안보와 테러 우려, 미국인과 외국인, 아프간인들의 안전한 통행권, 여성들의 모든 분야에 대한 참여 보장을 포함한 인권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은 AP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간 땅이 다른 나라에 테러를 가하는 극단주의자들에게 이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미국에) 확신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IS를 진압하기 위한 미국과의 협력 가능성은 배제했다. ‘미국과 협력해 IS를 봉쇄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 독자적으로 (IS를) 공격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2021-10-1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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