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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 러시에 ‘아수라장’ 카불 공항 민항기 올스톱…“미군 발포로 일부 사망”

탈출 러시에 ‘아수라장’ 카불 공항 민항기 올스톱…“미군 발포로 일부 사망”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1-08-16 16:18
업데이트 2021-08-16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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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정권 재장악에 공항으로 탈출 행렬

“비행기 태워달라” 시민들 활주로 장악
미, 활주로서 쫓아내려 경고사격 중 시민 사망
빠져나가려는 차량에 카불 도심 마비
카불 시민들 ‘부역자’ 보복 처단에 두려움
탈레반 “공항 정상 운영, 원하면 떠나라”
문 열린 여객기 밀고 들어가고
문 열린 여객기 밀고 들어가고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하면서 국제 정세가 긴박해지고 있다.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지 하루 만인 16일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몰린 군중들이 비행기 트랩에 매달리며 절박하게 아프간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ahmermkhan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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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아프가니스탄인들이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재장악한 수도 카불에서 탈출하기 위해 카불 공항에 몰려와 있다. AFP 연합뉴스  2021-08-16
16일 아프가니스탄인들이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재장악한 수도 카불에서 탈출하기 위해 카불 공항에 몰려와 있다. AFP 연합뉴스 2021-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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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탈출 위해 카불 공항에 몰려든 시민들
아프간 탈출 위해 카불 공항에 몰려든 시민들 1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국제공항이 출국을 기다리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정권을 재장악하자 이날 날이 밝기도 전에 수천 명의 카불 시민들이 아프간을 탈출하기 위해 공항으로 몰려들었다. 카불 AFP 연합뉴스 2021-08-16
미군이 철수를 발표하고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순식간에 정권을 재장악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국제공항에 탈출 인파가 몰리면서 16일 오후 모든 민항기 운항이 중단됐다고 톨로뉴스TV 등이 보도했다.

카불 시민들은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전날 밤부터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으로 끝도 없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극도의 공포와 혼란 속에 비행기에 태워달라며 활주로까지 장악했고 이로 인해 공항 운영 자체가 마비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이 이들을 활주로에서 쫓아내기 위해 경고사격을 가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특히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미군의 발포로 공항에서 아프간인 여러 명이 사망했다고 보안군 소식통이 전했다”고 보도했다.
카불 시내에서 빠져나가는 차량으로 꽉 막힌 도로 트위터 @MalikMudassir2 캡처. 연합뉴스
카불 시내에서 빠져나가는 차량으로 꽉 막힌 도로
트위터 @MalikMudassir2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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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레반, 아프가니스탄 장악
달레반, 아프가니스탄 장악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대통령궁을 점령하고 종전 선언을 한 가운데 1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 아프가니스탄 대사관 앞 국기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2021.8.16 뉴스1
총성 속 아이 안고 뛰는 시민들
‘탈레반이 공항도 장악’ 소문 무성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군과 국제동맹군이 철수하면서 올해 5월 농촌·시외지역부터 장악한 탈레반은 이달 들어 주요 도시를 포위 공격하더니, 카불 진군 이틀 만에 대통령궁까지 접수했다.

예상 밖의 빠른 속도로 친미 성향 아프간 정부가 붕괴하자 카불 시민들은 크게 동요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면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으로 끝도 없이 많은 시민이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총성이 ‘탕 탕’ 하고 산발적으로 들리는 가운데 아이를 업거나 안은 시민들이 비명을 지르며 앞으로, 앞으로 내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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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러시
탈출러시 16일 아프가니스탄인들이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재장악한 수도 카불에서 탈출하기 위해 카불 공항에 몰려와 있다. 미군들이 이들을 통제하기 위해 앞에 서 있다. AFP 연합뉴스 2021-08-16
게시물 작성자는 “시민들이 패닉(공포)에 빠져 공항을 향해 달려가고, 미군이 시민들이 뛰도록 하기 위해 하늘을 향해 총을 발사했다. 이런 모습을 보는 게 정말 슬프다”라고 적었다.

또 다른 동영상에서는 기관총을 난사하는 소리가 들리고, 시민들이 공항을 향해 달려간다.

‘탈레반이 공항까지 점령하면서 민항기가 더는 뜨지 못하고 군용기만 이착륙이 허용됐다’, ‘공항에 불이 났다’, ‘공항가는 길을 탈레반이 막았다’는 소문이 퍼지는 등 시시각각 공항 상황이 변하고 있다.

카불 시내를 빠져나가는 차량 행렬로 도로 곳곳이 꽉 막힌 영상도 잇따랐다.

앞서 거점 도시가 잇따라 탈레반 수중으로 넘어가자 안전한 수도라고 믿고 도망 왔던 피란민들의 경우 더는 갈 곳이 없다며 자포자기 상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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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힌 도로
꽉 막힌 도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재장악한 아프가니스탄 카불 시내에 탈출을 위해 쏟아져나온 행렬로 도심이 마비돼 있다. 사진은 지난 15일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사진이다. 로이터 연합뉴스 2021-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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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2대 도시 칸다하르 시내 순찰하는 탈레반
아프간 2대 도시 칸다하르 시내 순찰하는 탈레반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 조직원들이 15일(현지시간) 제2대 도시 칸다하르 시내를 순찰하고 있다.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은 이날 대통령궁도 수중에 넣은 뒤 “전쟁은 끝났다”며 사실상 승리를 선언했다. 카불 AP 연합뉴스 2021-08-16
탈레반 “포용적 이슬람 정부 구성하겠다”
“히잡 쓴 여성, 학업·혼자 집밖 보행 허용”

과거 탈레반, 불륜 여성 돌로 쳐 죽여
가혹 형벌 허용… 음악, TV도 금지

탈레반은 과거와 달리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이슬람 정부’를 구성하겠다며 공항이 정상 운영되는 만큼 떠나고 싶은 외국인은 떠나고, 남는 외국인은 등록하라는 등 온건한 자세를 취했다.

특히 “히잡을 쓴다면 여성은 학업과 일자리에 접근할 수 있고 혼자서 집밖에 나서는 것도 허용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과거 탈레반이 통치했던 5년 동안 극단적인 이슬람 율법(샤리아) 적용을 경험했던 시민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

탈레반 통치 당시에는 음악, TV 등 오락이 금지됐고 도둑의 손을 자르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성을 돌로 쳐 죽게 하는 가혹한 벌도 허용됐다.

여성들은 교육 금지, 직업 금지에 공공장소 부르카(여성의 얼굴까지 검은 천으로 가리는 복장) 착용이 의무였고, 성폭력과 강제 결혼이 횡횡했다.

게다가 수도 카불 시민들은 그동안 미군과 국제동맹군, 국제 NGO단체와 협업하거나 외국인들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한 경우가 많기에 탈레반이 ‘부역자’라며 자신들을 처단할까 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전쟁은 끝났다” 대통령궁에서 승리 즐기는 탈레반
“전쟁은 끝났다” 대통령궁에서 승리 즐기는 탈레반 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한 탈레반 무리들이 16일 수도 카불의 대통령궁 안에서 집기를 마음대로 사용하고 기념촬영을 하며 승리를 즐기고 있다. 탈레반은 전날 수도 카불에 진입해 몇 시간 만에 대통령궁에 무혈 입성했는데, 이들의 진입에 앞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궁을 탈출해 이웃 나라인 타지키스탄으로 향하고 있었다.
카불 AP 연합뉴스
해외에선 탈레반 반대 외치고
해외에선 탈레반 반대 외치고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하면서 국제 정세가 긴박해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앞 라피엣 광장에서 아프간 출신 시민들이 탈레반의 아프간 정권 재장악 반대 시위를 열고 있다.
워싱턴 EPA 연합뉴스
적막한 주한 아프가니스탄 대사관
적막한 주한 아프가니스탄 대사관 아프가니스탄 정권 붕괴 후 수도 카불을 장악한 탈레반이 사실상 승리를 선언한 가운데 1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 아프가니스탄 대사관이 적막한 모습이다. 2021.8.16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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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최고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
탈레반 최고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재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최고 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가 모처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으로, 지난 2016년 5월 탈레반이 공개한 날짜 미상 사진이다. 탈레반을 창설한 ‘물라’(스승) 무하마드 오마르가 사망한 후 2016년부터 탈레반을 이끌고 있는 아쿤드자다는 이슬람 율법학자 출신으로 1961년생으로 추정된다. 탈레반 최고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 탈레반 제공AFP 연합뉴스. 2021-08-16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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