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상군 가자 전격 투입… 전면전 위기 고조

이스라엘 지상군 가자 전격 투입… 전면전 위기 고조

입력 2014-07-19 00:00
업데이트 2014-07-19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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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간 휴전 끝나자 탱크 진입… 투입 뒤 팔 주민 27명 추가 사망

이스라엘 지상군이 탱크를 몰고 가자지구로 본격 진입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지상 작전을 시작했다”면서 “하마스가 상황을 진정시키려는 제안을 거부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지상 작전을 명령한 직후 탱크들이 가자지구에 진입했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NYT는 가자지구 주민들은 창밖을 내다보지도 못하고 전화벨이 울려도 받지 못한 채 집 안에 숨어 공포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주민들은 문자메시지로 “가까운 곳에서 탱크가 움직이는 소리와 폭격기 소리가 들린다”고 밝혔다. 가자 주민인 무사 알굴은 “탱크가 집을 둘러싸고 있다”면서 “모든 방향에서 포탄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온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 공격이 가자지구로 통하는 터널들을 파괴하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지상군 투입이 하마스를 절멸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라 대원들의 발을 묶고 위협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이번에 투입된 지상군에 보병과 포병, 기갑대와 공병대까지 포함돼 있다”면서 “정보기관과 공군, 해군의 지원이 뒤따른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최근 5만명의 예비군을 소집한 데 이어 추가로 1만 8000명에 대해 소집령을 내렸다.

이스라엘의 공격은 18일에도 이어졌다. 전투기와 공격용 헬기로 공중폭격을 계속했다. AP통신 등은 지상군 투입 뒤 최소 27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지난 8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공습 이후 사망자는 265명으로 늘어났다. 이스라엘 군인 1명도 숨졌다.

하마스는 즉각 보복을 경고했다. 파우지 바르훔 대변인은 “이스라엘은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며 하마스는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사미 아부 주흐리 대변인도 “어리석은 행동이 무시무시한 결과를 낳을 것임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전격 투입하며 공세의 강도를 높이는 것은 하마스와의 협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이집트 등의 중재로 진행된 협상이 전면 휴전을 성사시키지 못한 채 지지부진하자 무력시위를 벌여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포석이다.

특히 이스라엘의 강공에는 지난달 구성된 팔레스타인 통합정부에 대한 보복 의도도 깔려 있다. 이스라엘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하마스와 통합한 뒤 양측의 긴장감이 극도로 높아진 가운데 지난달 말 이스라엘 소년 3명이 유괴된 뒤 살해됐고 본격적인 군사작전이 시작됐다.

또 보수층의 집결을 꾀하려는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셈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계속되는 가자지구 공격으로 국제사회와 인권단체 등은 네타냐후 총리를 강력하게 비난하고 있지만 이스라엘 극우 보수층은 그를 지지하고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14-07-1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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