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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고양이, 심지어 당나귀도 잡아먹었어요”

“개, 고양이, 심지어 당나귀도 잡아먹었어요”

입력 2014-01-30 00:00
업데이트 2014-01-3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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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팔레스타인 난민캠프 2만명 아사 위기

“많은 사람들이 개와 고양이는 물론 심지어 당나귀도 잡아먹으며 연명하고 있습니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팔레스타인 난민캠프 야르무크에 거주하는 알리는 시리아 정부군의 캠프 봉쇄 이후 2만명에 가까운 주민이 굶어 죽을 위기에 처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중동 현지 일간지 걸프뉴스가 30일 보도했다.

알리는 AFP 통신과 한 스카이프 인터넷 통화에서 “한 남자가 주린 배를 채우려고 개 한 마리를 잡아 죽였는데 먹을 만한 살이 남아 있지 않다고 하더라”면서 “개 마저도 굶주림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개월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들이 지금은 야르무크의 일상이 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야르무크는 시리아 내 팔레스타인 난민 캠프 가운데 최대 규모로 2011년 초 반정부 시위가 시작될 당시만 해도 팔레스타인 난민 15만명이 거주하던 곳이다.

반정부 시위로 촉발된 시리아 사태가 내전으로 비화하면서 야르무크도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됐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시리아 정권에 반대하는 반군이 캠프 안으로 들어갔고 일부 팔레스타인 난민도 반군에 합류했다.

반면 친정부 성향의 팔레스타인 난민은 알아사드 정권에 협력하는 단체를 따로 만들기도 했다.

결국 시리아 정부군은 지난해 6월 2㎢가 조금 넘는 면적의 야르무크 캠프를 완전히 봉쇄했고 7개월이 지난 지금은 주민 상당수가 피란길에 올라 약 1만8천명이 남아 있다고 유엔은 전했다.

그러나 식량과 의약품이 거의 바닥나 쌀 1㎏이 최고 100달러에 거래될 정도라는 게 현지 주민들의 전언이다.

알리는 “정부군의 봉쇄 이전부터 식량을 저장해 둔 남자들에게 고작 한 컵의 쌀이나 밀을 얻고자 몸을 파는 여성도 있다”고 토로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야르무크에서 지금까지 여성 25명과 어린이 3명을 포함해 모두 78명이 영양 실조로 숨졌다.

이 가운데 61명은 지난 3개월 동안에 숨진 사람들이었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는 강조했다.

유엔난민구제사업청(UNRWA)은 야르무크의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 지원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최근 수개월 동안 고작 138개의 식량지원 박스만 전달할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야르무크의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자 시리아 정부도 18일 구호 단체의 접근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UNRWA의 크리스 쿤네스 대변인은 “시리아 정부가 말로는 접근을 보장하겠다고 하면서도 실제 이를 행동에 옮기지는 않고 있다”며 “지금 당장 야르무크에 대규모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리아 정부와 반정부 단체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수일째 협상을 진행하며 홈스 등지의 구호 지원에 합의하기도 했지만, 팔레스타인 난민이 주민 대부분인 야르무크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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