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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데려다준다는 걸 잊어버렸어요”… 日 차 안 어린이 방치사고 빈번 [특파원 생생리포트]

“어린이집 데려다준다는 걸 잊어버렸어요”… 日 차 안 어린이 방치사고 빈번 [특파원 생생리포트]

김진아 기자
김진아 기자
입력 2022-11-14 20:00
업데이트 2022-11-15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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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시간 잊힌 채 차 안에 남겨져
통학버스에 갇혀 열사병 사망도
“경적 울리기·비상등 켜기 교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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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일본 오사카부 기시와다시에서 한 아버지가 두 살짜리 딸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는 것을 깜빡한 채 차 안에 약 9시간 방치하는 바람에 딸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ANN뉴스가 보도하고 있다. TV아사히 트위터 캡처
지난 12일 일본 오사카부 기시와다시에서 한 아버지가 두 살짜리 딸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는 것을 깜빡한 채 차 안에 약 9시간 방치하는 바람에 딸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ANN뉴스가 보도하고 있다.
TV아사히 트위터 캡처
일본에서 어린이를 장시간 차 안에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4일 요미우리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5시 25분쯤 오사카부 기시와다시에서 한 아버지가 차 안에서 두 살 된 딸이 늘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일본 경찰은 이날 최고기온 20도가 넘는 상황에서 약 9시간 동안 차 안에 방치돼 열사병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오전 8시쯤 아버지는 숨진 딸과 장녀, 막내딸을 차에 태워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장녀와 막내딸을 데려다줬지만 둘째를 맡기는 것을 깜빡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오후 5시쯤 집으로 데려올 시간이 되어 둘째가 다니는 어린이집을 찾았지만 어린이집 관계자는 “등원하지 않았다”고 했고, 놀란 아버지가 차 내부를 확인해 보니 카시트에 앉아 있던 아이는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아버지는 “어린이집에 맡겼다고 생각했다”며 “차창 등은 모두 닫힌 상태였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은 오전부터 볼일이 있어 외출한 상태였다.

일본에서 아이를 차 안에 방치해 사망하게 한 사고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NHK에 따르면 2020년 6월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에서는 두 살짜리 여자아이가 아버지의 차 안에서 7시간이나 갇혀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아버지는 숨진 아이와 초등학생 딸 아이 2명을 각각 데려다줬지만 사망한 딸을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을 깜빡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곧바로 재택근무를 한 아버지는 어린이집에서 딸을 데려올 시간이 되자 그제야 딸을 차 안에 방치한 것을 기억해 냈지만 이미 딸은 사망한 상태였다. 아버지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 “머릿속이 일로 가득해 아이를 데려다주는 것을 잊어버렸다”고 진술했다.

어린이집의 무관심으로 방치돼 사망한 아이들도 있다. 지난 9월 5일 시즈오카현 마키노하라시에서는 세 살짜리 여자아이가 유치원 통학 버스에 5시간 갇혀 열사병으로 사망했다. 아이가 등원하지 않았다면 유치원에서 즉각 보호자에게 연락했어야 한다는 일본 네티즌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NHK는 “아이에게 경적을 울리거나 비상등을 켜는 방법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며 “당장 필요한 대책은 부모가 차에서 내릴 때 아이에게 신경 쓸 수 있도록 휴대전화나 지갑 등의 귀중품을 아이 옆에 두는 것을 습관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쿄 김진아 특파원
2022-11-1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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