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속옷 아니면 입지마”…상상초월 日중학교 교칙

“흰 속옷 아니면 입지마”…상상초월 日중학교 교칙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0-12-24 09:54
수정 2020-12-2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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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오카 시립 중학교 69곳을 조사한 결과 불합리한 복장 및 두발 규정 등이 지적됐다. 사진은 일본 학생들이 교복을 입은 채 코로나 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방지를 위해 위생 장갑을 낀 모습/EPA=연합
일본 후쿠오카 시립 중학교 69곳을 조사한 결과 불합리한 복장 및 두발 규정 등이 지적됐다. 사진은 일본 학생들이 교복을 입은 채 코로나 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방지를 위해 위생 장갑을 낀 모습/EPA=연합
“흰 속옷 아닐 경우 학교에서 벗긴다”, “남자가 욕정 느끼니 목덜미 감춰라”

일본 중학교의 상상초월 교칙이다.

24일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후쿠오카 현 변호사회는 “교칙 중에 불합리한 내용이 많고 인권침해에 해당하는 것도 있다”면서 현 교육위원회 등에 재검토를 제안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변호사회는 정보 공개 청구를 요구해 각 학교 교칙 자료를 입수해 조사했다. 그 결과 속옷 색상을 흰색 등 특정 색깔로 지정한 학교는 조사 대상의 83%에 달하는 57개 학교였다.

변호사회는 학생 수첩 등에 나와 있지 않은 교칙이나 불합리한 관행이 없는지도 조사했다. 학생들과의 면담 결과 다양한 사례들이 나왔다.

흰 양말에 세로로 주름이 들어가 있지 않으면 안 된다는 규정을 둔 학교도 있었다.

속옷에 관해서는 “규정 위반이면 속옷을 학교에서 벗긴다”, “복도에서 일렬로 줄지어 선 뒤 셔츠를 열어 속옷을 체크한다”, “여학생인데 남자 선생님이 속옷 색을 체크해 학교에 가지 못하겠다”는 답변까지 나왔다.

또 여학생이 뒷머리를 귀밑으로 묶어야 하는 이유를 묻자 교사가 “남성들이 목덜미를 보고 욕정을 느끼니까”라고 답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후쿠오카 현 변호사회 관계자는 “학생이 교칙에 의문을 가졌다고 해도, 선생님으로부터 ‘내신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을 들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후쿠오카 교육위원회는 “교칙에서 불합리한 것은 고치도록 각 학교에 통지하고 있다. 인권침해에 해당하는 교칙이 있으면 개선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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