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식 선거·55% 지지… 스가, 사실상 ‘포스트 아베’

약식 선거·55% 지지… 스가, 사실상 ‘포스트 아베’

김태균 기자
입력 2020-09-02 01:52
수정 2020-09-02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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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전국 당원 투표 없이 14일 선거
파벌 간 짬짜미로 ‘反아베’ 이시바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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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사임을 발표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유력한 후계자로 떠오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31일 도쿄에서 정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 AFP 연합뉴스
지난 28일 사임을 발표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유력한 후계자로 떠오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31일 도쿄에서 정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 AFP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72) 관방장관을 일본 차기 총리로 만들려는 집권 자민당 지도부의 ‘공작’이 일사불란하게 전개되고 있다. 아베 신조 정권 7년 8개월을 안정적으로 승계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파벌 간 짬짜미식 총리 옹립에 나서면서 민주적인 지도자 선출은 무산되는 형국이다.

자민당은 1일 총무회를 열어 오는 14일 차기 총재(총리) 선거를 실시하기로 했다. 논란이 돼 온 선출 방식은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 등 지도부가 바라던 대로 전국 당원 투표 없이 참의원·중의원 양원 총회만으로 치르는 약식선거로 결정 났다. 국회의원과 당원의 투표 결과를 각각 50%씩 반영하는 정식 선거를 하지 않고 국회의원 394명과 지역대표 141명 등 535명만 참가하는 약식투표로 결정한 것이다. 전날 중견·신진 의원 등 145명의 당 지도부에 대한 정식 선거 요구는 일축됐다.

이러한 결정은 지방 당원표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이시바 시게루(63) 전 자민당 간사장의 당선을 막기 위한 목적이 크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차기 총리감’ 국민 여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으나 그동안 아베 정권의 독주에 제동을 거는 역할을 자주 해 현 지도부의 눈 밖에 나 있다. 이에 따라 스가 장관의 차기 자민당 총재 겸 총리 선출은 확정적이 됐다. 이날까지 스가 장관에게 표를 몰아주기로 결정한 파벌은 가장 큰 ‘호소다파’(98명)를 비롯해 ‘아소파’(54명), ‘니카이파’(47명), ‘이시하라파’(11명) 등이다. ‘다케시타파’(54명)도 스가 장관 쪽으로 기울어 있는 상태다. 여기에 무소속 의원 30명 정도가 스가 장관 지지를 선언했다. 각 파벌 의원들이 모두 계파 방침대로 투표한다는 것을 전제로 스가 장관은 이미 전체 유권자의 55%에 이르는 표를 확보한 셈이 된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2020-09-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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