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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약품청 “AZ 백신과 혈전 관련된 징후 없다” 일부 국가 접종 잠정 중단

유럽의약품청 “AZ 백신과 혈전 관련된 징후 없다” 일부 국가 접종 잠정 중단

임병선 기자
입력 2021-03-12 06:36
업데이트 2021-03-12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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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와 노르웨이, 아이슬란드가 일부 백신 접종을 마친 환자들에 혈전 현상이 보고돼 접종을 잠정 중단한 가운데 유럽 의약품청(EMA)이 계속 접종해도 괜찮다는 결론을 내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한 피규어 인형과 함께 연출되고 있다. 파리 AFP 연합뉴스
덴마크와 노르웨이, 아이슬란드가 일부 백신 접종을 마친 환자들에 혈전 현상이 보고돼 접종을 잠정 중단한 가운데 유럽 의약품청(EMA)이 계속 접종해도 괜찮다는 결론을 내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한 피규어 인형과 함께 연출되고 있다.
파리 AFP 연합뉴스
유럽 일부 국가가 잇따라 예방적 차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하는 가운데 유럽의약품청(EMA)은 백신 접종이 피가 응고되는 질환을 초래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징후는 없다고 연일 밝히고 있다.

EMA는 11일(이하 현지시간) 이 백신의 이익은 계속해서 그 위험성보다 더 크며, 이 백신은 혈전 관련 사례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계속해서 접종할 수 있다는 것이 EMA 안전성 위원회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백신을 접종받는 사람 가운데 혈전 질환이 발생하는 숫자가 일반적인 인구 대비 숫자보다 결코 많지 않다고 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나아가 이 백신을 접종받은 유럽인 500만명 가운데 혈전 색전증이 발생한 숫자는 30건도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덴마크와 노르웨이, 이탈리아, 아이슬란드 보건 당국은 이날 AZ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일 오스트리아 당국은 한 49세 여성이 이 백신 접종 뒤 “심각한 응고 장애(coagulation disorder)”로 숨졌다고 밝히면서 백신 접종과 인과관계가 있다는 증거는 없으나 예방 차원에서 해당 제조단위(batch)의 잔여 물량은 더 유통하거나 접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스트리아가 사용 중단한 것은 제조단위가 ‘ABV5300’인 백신으로, 17개 유럽 국가에 공급됐으며, 이 가운데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룩셈부르크 등 4개국은 이미 해당 제조단위 백신의 접종을 중단했다.

덴마크 당국은 오스트리아에서 사용된 것과 같은 제조단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60세 여성이 혈전을 형성한 뒤 사망했다면서 2주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어디까지나 예방적 조치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현재로선 이 백신과 혈전 사이에 관련성이 있는지 여부는 결론을 내릴 수 없으며,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보건 당국도 이날 우려를 나타내며 추가적인 정보를 기다리는 동안 이 백신의 사용을 중단한다고 밝혔고, 아이슬란드도 같은 조치를 취했다. 이탈리아의약청(AIFA)도 ‘ABV2856’이라는 일련번호를 가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해당 백신 접종 후 시칠리아에서 두 건의 사망 사례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라고 ANSA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 나라의 50세 남성이 백신 접종 후 심부정맥 색전증(Deep vein thrombosis)으로 사망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다만, AIFA는 이번 백신 사용 중단 결정이 예방적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심각한 부작용 의심 사례’와의 인과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옹호하고 나섰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점은 명백하며 접종 기회가 오면 신뢰를 갖고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덴마크가 백신과 혈전 사이에 명백한 연결고리는 없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BBC는 영국에서도 매년 1000명 가운데 한 명 꼴로 아무런 이유 없이 혈전 환자가 발생한다며 드문 현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스웨덴 당국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혈전을 유발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기존 사용 권고를 바꿀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프랑스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올리비에 베랑 보건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여전히 안전하다는 의료기관의 평가가 있었다며 접종을 중단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스페인 역시 이날 이 백신과 관련한 혈전 발생 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면서 계속 접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독일 역시 마찬가지다.

한편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미국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이 개발한 백신 사용을 공식 승인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트위터에 EMA의 권고에 따라 “우리는 방금 존슨앤드존슨 백신의 EU 내 사용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EU 역내에서 사용 가능한 코로나19 백신은 미국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 미국 모더나,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영국 옥스퍼드대 백신에 이어 넷으로 늘어났다.

EMA는 앞서 얀센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18세 이상에서 조건부 판매 사용 승인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얀센은 존슨앤드존슨의 유럽 자회사다. 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이날 평가 회의를 통해 이 백신이 효과, 안전성, 품질에서 기준을 충족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EU 집행위는 이미 구매 계약을 통해 존슨앤드존슨 백신 4억회 접종분을 확보한 상태다. 존슨앤드존슨 백신은 지금까지 EU 내에서 승인된 다른 백신들이 2회 접종을 필요로하는 것과는 달리 1회 접종만 하면 된다.

지난달 말 미국에 이어 이달 초 캐나다도 존슨앤드존슨 코로나19 백신 사용을 승인한 바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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