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주재 미국 대사 “충격적 긴장 고조 행위” 비판올랑드 “프랑스, 러시아와 군사 협력 재고할 수도”

우크라이나 크림 자치공화국의 러시아 귀속 주민투표를 하루 앞둔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군사적 긴장이 한층 고조됐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이날 러시아군이 크림반도 경계에서 10㎞ 북쪽으로 떨어져 있는 헤르손주(州) 스트렐코보예 마을을 점령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관리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러시아가 이달 초 크림 반도를 무력으로 차지하고 나서 처음으로 크림 이외 우크라이나 지역을 점령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은 이날 오후 1시 30분께 러시아군 공수부대원 40여 명이 헬기를 이용해 이 마을에 공중 침투했다고 전했다.

양국 군대 간 교전이나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국경 수비대 대변인은 AP통신에 “러시아 군인 120명이 마을의 천연가스 배급소를 장악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러시아의 ‘무력 침공’을 비난하면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침략을 막고자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권리가 있다”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군대가 헤르손 지역에 들어오려는 러시아 군대를 즉각 물리쳤다”라고 앞서 발표했다.

러시아 군대에 대항해 우크라이나는 이날 전투기를 긴급 발진시켰으며 낙하산 부대와 지상군을 동원했다.

미국은 이날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충격적인 긴장 고조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맨사 파워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만약 러시아가 크림에서 한 것에 더해 우크라이나 남쪽 경계도 건넜다면 이는 아주 충격적인 긴장 고조 행위다”라고 지적했다.

크림 자치공화국은 16일 우크라이나에서 분리 독립해 러시아에 귀속할 것인지 묻는 주민투표를 한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우크라이나의 평화로운 국민을 지켜달라는 많은 요청을 받고 있다”면서 “이를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러시아계 주민 보호 등을 이유로 이달 초 크림 반도를 무력으로 점거했다.

크림 주민투표를 앞두고 서방과 러시아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은 크림 반도가 위치한 흑해에서 군사 훈련을 더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핵 추진 미사일 구축함 ‘USS 트럭스턴’ 사령관은 이날 동맹국들과 함께 흑해에서 합동 훈련을 좀 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USS 트럭스턴’은 지난주부터 루마니아, 불가리아 해군과 함께 흑해에서 합동 훈련을 해 왔다.

한편, 프랑스는 러시아가 크림 반도의 긴장 완화를 위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러시아와 군사 협력을 재고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스트랄 상륙함의 러시아 수출을 중단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군사 협력 문제는 3차 제재 수단이다”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12억 유로(약 1조7천800억원)에 달하는 미스트랄 상륙함 2척을 건조해 러시아에 수출하는 군사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는 그동안 상륙함 수출을 제재 수단에 포함하는 것을 꺼려왔으나 올랑드 대통령이 이 문제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유럽연합(EU)은 1차 제재로 러시아와 비자 면제협정과 새로운 협력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 중단을 선언했으며 크림 주민투표 후 2차 제재로 우크라이나 사태와 연관이 있는 러시아 인사의 EU 입국금지와 EU 내 자산동결을 예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