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고백

교황의 고백

입력 2014-03-08 00:00
수정 2014-03-08 04:5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존경하는 신부의 작은 십자가 훔쳐… 누군가 미워하는 마음 들면 쓰다듬어”

사순절이 막 시작된 6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 신부들과 환담을 나누던 중 “존경하는 신부님의 작은 십자가를 훔친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미지 확대
프란치스코 교황 AP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
AP 연합뉴스
AP통신 등이 전한 사연은 이렇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교구 소속 신부였던 그는 평소 가장 존경하던 ‘고해 신부’의 부음을 전해 들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성직자들이 모두 이 고해 신부를 찾아가 고해 성사를 볼 정도로 신망이 두터운 성직자였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아르헨티나 방문 때 그를 찾아 죄를 고백했다. 그러나 그 신부의 관에 꽃 한 송이 놓여 있지 않은 것을 안타깝게 여긴 프란치스코 교황은 장미꽃 한 다발을 갖다 놓다가 손에 쥐어진 묵주(목걸이 모양의 기도용품)를 발견했다. 순간 ‘견물생심’이 발동했고, 조심스레 묵주에 매달린 작은 십자가를 떼어 냈다.

교황은 “십자가를 떼면서 ‘당신의 자비 중 절반만 나에게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고 회고했다. 그날 이후 교황은 이 십자가를 항상 지니고 다녔다. 교황은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이 들면 늘 가슴 안쪽 주머니의 십자가를 쓰다듬는다”면서 “사제 여러분도 신자들에게 좀 더 많은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2014-03-08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새벽 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민생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1.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