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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랑드 “43조원 감세” 친기업 유턴… 정작 언론은 외도설만 물고 늘어져

올랑드 “43조원 감세” 친기업 유턴… 정작 언론은 외도설만 물고 늘어져

입력 2014-01-16 00:00
업데이트 2014-01-16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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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대통령 ‘여배우 스캔들’에 신년회견 600여명 북새통

14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대통령 관저). 60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듣기 위해 몰렸다. 이날 회견은 사회당 출신 올랑드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복지 확장’에서 ‘복지 축소’로 선회하는 분기점이었다. 그러나 정작 기자들은 여배우와의 외도설을 물고 늘어졌다.

AP,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올랑드 대통령은 외도설에 대해 “고통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적인 문제를 말하기엔 시간과 장소가 모두 부적절하다”고 항변했지만, 기자들은 “(동거녀)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가 여전히 퍼스트레이디인가”라고 몰아세웠다. 올랑드는 “이 상황에 대해 다음 달 11일 미국 방문 전에 명확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연예주간지 클로저가 지난 10일 올랑드 대통령이 여배우 쥘리 가예와 외도하고 있다고 보도한 이후 프랑스는 ‘올랑드 스캔들’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BBC는 이번 스캔들을 분석하며 “공인의 사생활을 엄격하게 보호하던 프랑스 언론의 전통이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인의 프라이버시에 무한대의 ‘톨레랑스’(관용)를 베풀던 프랑스가 이처럼 변한 이유는 경기 침체와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겹쳐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프랑스 실업률은 10.5%를 기록했다. 25세 이하 청년 실업률은 25%에 육박한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0.2%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취임 초반 60%대였던 대통령 지지율은 20%대로 떨어져 역대 최저 수준이다.

세율이 75%에 이르는 부유세 신설을 내세워 당선된 올랑드는 정책 기조를 친기업 노선으로 완전히 바꿔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밝힌 기업의 사회보장부담금 300억 유로(약 43조 5000억원) 감축과 공공지출 500억 유로 감축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 전환은 지지기반인 노동자와 좌파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회복 기미가 없는 경제, 급격한 정책 전환에 따른 지지층 이탈, 지지율 추락으로 대표되는 민심 이반이 이번 스캔들을 이례적으로 부각시키는 배후인 셈이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2014-01-1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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