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英법원, 흑인 총격 경찰에 면죄부

英법원, 흑인 총격 경찰에 면죄부

입력 2014-01-10 00:00
업데이트 2014-01-10 04:0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더건 사건’ 적법 판결… 제2폭동 우려에 긴장감 고조

“경찰에 의해 살해된 마크 더건을 법원이 다시 사형 집행했다.”

이미지 확대
영국 법원이 흑인 청년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경찰의 조치가 적법했다는 평결을 내린 8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경찰의 입장을 밝히던 런던 경찰 부국장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반발하고 있다.  런던 AFP 연합뉴스
영국 법원이 흑인 청년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경찰의 조치가 적법했다는 평결을 내린 8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경찰의 입장을 밝히던 런던 경찰 부국장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반발하고 있다.

런던 AFP 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검시법원. 2011년 8월 4일 런던 북부 토트넘에서 경찰 총격으로 사망한 흑인 청년 마크 더건의 유족들과 친구들이 울부짖었다.

BBC 방송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법원 배심원단 10명 중 8명이 경찰이 더건의 총기 휴대를 오인해 사망케 한 것은 적법한 대응이었다고 결론 냈다. 배심원들은 “더건이 사망 당시 총을 휴대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체포되기 직전까지 총을 가지고 있었을 개연성이 크고 사건 현장 6m 지점에서 총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번 평결에 대해 영국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그의 죽음이 영국 현대사에 최악의 폭동을 유발했기 때문이다.

당시 경찰은 아프리카 이민사회의 총기 범죄 사건을 조사하던 중 더건이 탑승한 택시를 세웠다. 더건이 검문에 불응하자 경찰은 총을 쐈다. 경찰은 “더건이 먼저 총을 쐈다”고 주장했으나, 불만처리위원회(IPCC) 조사 결과 사망 당시 더건은 총을 갖고 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더건의 친·인척들이 먼저 항의시위를 벌였고, 빈곤층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뒤따랐다. 시위대는 약탈과 방화에 나섰고, 순식간에 폭동으로 치달았다.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축소로 청년실업이 악화됐고, 빈곤층 보조금 및 실업수당 삭감으로 소외계층의 불만이 극에 달한 시점이었다.

유족은 물론 인권운동가들까지 법원의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자 런던 경찰은 제2의 폭동으로 번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런던 경찰국장 버나드 호건 하우는 평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모든 경찰에게 비디오 카메라를 지급해 증거 확보에 더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2014-01-10 17면

많이 본 뉴스

‘금융투자 소득세’ 당신의 생각은?
금융투자소득세는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의 투자로 5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실현했을 때 초과분에 한해 20%의 금투세와 2%의 지방소득세를, 3억원 이상은 초과분의 25% 금투세와 2.5%의 지방소득세를 내는 것이 골자입니다. 내년 시행을 앞두고 제도 도입과 유예,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
일정 기간 유예해야 한다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