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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테러로 ‘안보 시험대’에 오른 시진핑

신장 테러로 ‘안보 시험대’에 오른 시진핑

입력 2014-05-02 00:00
업데이트 2014-05-0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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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배경, 단순 강경대처만으로 사태 해결 어려워

지난 30일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 수도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 발생한 폭탄테러 사건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이끄는 중국 최고 지도부에 중요한 ‘안보 과제’를 던져 주었다.

우루무치 폭탄테러는 시진핑 주석이 신장위구르 자치구, 특히 우루무치를 방문한 당일 오후에 터졌다는 점에서 상당한 정치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집권 2년차를 맛은 시 주석이 이번 사건으로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반테러를 수차례 천명해 온 시 주석은 이 사건과 추가 테러 가능성에 대해 강력 대응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시 주석은 사건 발생 직후 곧바로 “극악한 테러공격에는 단호한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으며 최근 진행된 현지시찰 도중 군부대 간부들에게 ‘테러세력 괴멸’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초강경 대응을 주문한 사실도 뒤늦게 공개됐다.

중국은 이 사건 직후 추가 테러 차단을 위해 주요 대도시의 테러경계령을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노동절 연휴 첫날인 1일부터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대도시들이 버스정류장, 주요관광지 등 시민 밀집장소에 대한 24시간 순찰체제에 돌입했고, 일선 치안을 담당하는 민경 요원들은 총기를 휴대한 채 거리순찰 활동을 하고 있다.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등 관영 언론들도 이 사건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면서 “민족단결과 사회안정의 큰 흐름을 수호하기 위해 반테러에 대한 철옹성을 쌓아야 한다”, “극악한 폭력테러 행위는 강한 주먹으로 선제적으로 제압해야 한다”며 강한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또 중국 언론들은 국제사회의 전문가들도 이 사건을 규탄하면서 강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가 하면 신장지역의 위구르족 대학생들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선전 공세도 강화하고 있다.

앞서 시 주석은 올해 중국판 ‘국가안보회의(NSC)’인 국가안전위원회를 출범시켜 신장 지역의 분리독립 움직임을 국내 안보의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다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올해 들어 부쩍 테러 조장 동영상의 엄금을 지시하고 종교극단주의와 테러 단속을 강화해 분리독립 세력에 대한 검거를 강화하는 등 강경책 위주의 정책을 구사해 왔다.

그러나 신장 지역의 문제는 역사적인 배경과 민족간 뿌리깊은 불신 등이 자리 잡고 있어 단순한 강경 대응만으로는 근본적인 치유가 불가능하다는 데 사태의 복잡함이 있다.

실제로 2009년 7월 우루무치에서 200명에 가까운 최악의 유혈사태가 발생한 지 5년 가까이 흘렀지만, 이 지역의 상황은 그다지 개선되지 않았다.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주석은 사건을 보고받은 직후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참석을 포기하고 급거 귀국해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신장 지역 안팎에서의 테러와 분리 독립 움직임은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위구르 분리독립주의자들은 근본적으로 이슬람교를 바탕으로 주변의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등과 연대해 ‘투르크인의 땅’인 동투르키스탄공화국을 설립하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이런 면에서 중국의 한족 집단이주와 민족 동화정책은 위구르인의 불만과 분노의 대상이다. 특히 한족이 신장 지역 경제를 장악하면서 위구르인들의 불만은 극에 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특히 위구르인 분리 독립 세력이 이슬람교의 종교적 극단주의를 전파하면서 중동에서처럼 젊은이들이 가세한 자살폭탄 테러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 중국 당국이 대응을 강하게 하면 할수록 위구르인들의 저항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망명 위구르인 단체인 세계위구르회의의 딜사트 라시트 대변인은 사건 발생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폭발은 억압이 문제의 해결책이 아님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해 이런 분석에 무게를 실었다.

중국 지도부 입장에서는 이 지역의 민생 개선에도 공을 들이고 있지만, 자칫 테러에 무르게 대응했다간 더욱 극단적인 테러와 분리독립 움직임이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인식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특히 ‘중국의 화약고’인 신장에서의 동향은 티베트와 다른 소수민족들에게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이래저래 신장 자치구에서 발생한 이번 테러 사건은 시진핑 지도부에 커다란 숙제를 안겨준 셈이다.

시진핑 주석이 추가 테러를 방지하면서도 소수민족과의 단결과 사회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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