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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자녀 앞 성폭행 두 남성에 파키스탄 법원, 반년 만에 사형 선고

어린 자녀 앞 성폭행 두 남성에 파키스탄 법원, 반년 만에 사형 선고

임병선 기자
입력 2021-03-21 09:15
업데이트 2021-03-2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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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언론사 취재진이 20일(현지시간) 아르샤드 후사인 부타 판사가 탄 승용차가 동부 라호르의 한 교도소에 세워진 특별법원 앞에 도착하자 카메라에 담고 있다. 법원은 지난해 9월 어린 두 자녀가 보는 앞에서 파키스탄계 프랑스 여성을 성폭행한 두 남성에게 사형을 언도했다. 라호르 AP 연합뉴스
파키스탄 언론사 취재진이 20일(현지시간) 아르샤드 후사인 부타 판사가 탄 승용차가 동부 라호르의 한 교도소에 세워진 특별법원 앞에 도착하자 카메라에 담고 있다. 법원은 지난해 9월 어린 두 자녀가 보는 앞에서 파키스탄계 프랑스 여성을 성폭행한 두 남성에게 사형을 언도했다.
라호르 AP 연합뉴스
파키스탄 법원이 지난해 9월 어린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파키스탄계 프랑스 여성을 성폭행한 남성 둘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지난해 12월 제정된 성폭행 신속처리법 덕택에 빠른 선고가 가능했다.

동부 라호르 교도소에 세워진 특별법원은 20일(이하 현지시간)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여성의 자동차에 침입해 현금과 보석류를 빼앗고 두 자녀 앞에서 성폭행한 아비드 메흘리와 샤프갓 알리에게 집단 성폭행, 납치, 강도, 테러 혐의 등에 대한 유죄를 인정하고 사형을 언도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물론 피고 측 변호인은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9일 이 여성은 자동차전용도로를 달리다 차에 연료가 떨어진 것을 알고 구지란왈라에 있는 친척에게 전화를 걸어 문의했다. 친척은 자동차도로 긴급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그녀를 돕기 위해 출발했다. 그 사이 30대 중반의 두 남자는 차를 살피는 척하다 아무도 도와주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판단해 그녀를 들판에 끌고 가 무람한 짓을 벌인 뒤 달아났다.

경찰은 이 여성이 몹시 겁에 질려 있지만 자신을 범한 남자들에 대한 기초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다음날 우메르 세이크란 경찰 간부가 취재진에게 그녀에게도 문제가 있었다는 식으로 발언했다. 그는 여성이 늦게 조금 더 붐비는 도로 대신 그렇게 위험한 도로를 달렸는지, 어린 자녀들과 여행하며 혼자 운전한 것이 잘못 됐고, 출발하기 전 연료를 점검했어야 했다는 식으로 타박했다. 그는 한 번만 그런 발언을 한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 매체에 나와 떠벌였다. 심지어 프랑스에 사는 이 여성이 이 나라가 프랑스만큼 안전하다고 착각한 것이 이런 변을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당연히 라호르와 파키스탄 전역에서 항의시위가 일어났다. 많은 이들이 위험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는 경찰이 이런 망발을 늘어놓은 것은 본분을 벗어난 일이라며 정의를 요구했다. 이 일로 말미암아 파키스탄의 성폭행 신속처리법이 제정돼 빠른 재판과 더 엄한 처벌이 가능해졌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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