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공포에 빠뜨린 월요일 아침 도심 인질극

시드니 공포에 빠뜨린 월요일 아침 도심 인질극

입력 2014-12-15 00:00
업데이트 2017-11-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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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한복판 카페서 발생…폭발음ㆍ이슬람 상징 깃발 내걸려

”총소리 같은 큰 폭발음이 들렸다. 카페 안에서 20여명이 손을 머리 위로 들고 있었고 검은색 깃발이 내걸려 있었다.”

월요일인 15일(현지시간) 오전 호주 시드니 도심에서 벌어진 인질극의 목격자들이 ABC 방송 등 현지 언론들이 전한 모습이다.

인질극 장소인 린트 초콜릿 카페는 시드니 금융 중심가인 마틴 플레이스에 자리잡고 있다.

마틴 플레이스는 호주 중앙은행, 웨스트팩은행 등 은행들이 밀집해 있고, 뉴사우스웨일스 주지사 사무실이 있는 도심 한복판이다.

호주 언론과 BBC 등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오전 9시45분 처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당시 카페 내부에는 직원 10명과 30명가량의 손님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유리창 쪽에 붙어 서 있었고, 몇 명은 깃발을 든 모습이 외부로부터 목격되기도 했다.

현지 방송사들이 촬영한 화면에는 인질극이 발생 카페에 이슬람국가(IS)를 상징하는 검은 바탕에 흰 아랍어 글자가 적힌 깃발이 내걸린 모습이 나오고 있다.

인질들이 든 깃발은 모양은 IS 상징기와 비슷하지만 IS 깃발이 아니라 이슬람 신앙을 일반적으로 상징하며, 여러 지하드(성전) 그룹이 공동으로 쓰는 깃발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방송 화면에 보이는 깃발의 희미한 글자 가운데는 ‘무하마드’란 단어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클랜드대학 이슬람연구소의 자인 알리 소장은 “깃발의 아래 부분만 보여 어떤 메시지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면서 “’알라신 말고 경배할 다른 신은 없다. 무하마드는 신의 메신저’란 내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내용은 이슬람의 5개 핵심 조항 가운데 제1 조항으로, 알카에다와 IS가 사용하지만 그들이 만든 것은 아니라고 그는 설명했다.

인질극이 발생한 건물 맞은편에 있는 호주 방송사 채널7의 패트릭 번 프로듀서는 “창문 쪽으로 달려가 건너다봤더니 인질들이 두 손을 든 채 유리창에 붙어 있는 충격적인 모습이 보였다”고 전했다.

당시 마틴 플레이스 건물 내부에 있던 한 목격자는 “오전 10시 10분쯤이었다. 경찰이 황급하게 달려와 가게 문을 닫고 빨리 나가라고 지시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은 인근 시민들에게 카페가 있는 지역을 안전하게 벗어나도록 안내하고 있다.

경찰은 성명을 통해 “마틴 플레이스에서는 경찰 작전이 진행 중이다. 경찰과 구조대가 인근 지역에 배치됐고 많은 구역이 통제됐다. 마틴 플레이스 역 또한 폐쇄됐다”고 밝혔다.

호주 야당 지도자 빌 쇼튼은 “이번 인질극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고통스런 일”이라며 “호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국민 모두가 하나가 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인질극 대처에 나선 호주 정부는 연중 예산 보고서 발표를 연기했다.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인질극 상황을 시민들에게 설명하고 당국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애벗 총리는 “호주는 평화롭고 관용이 넘치며 열려 있는 사회다. 아무것도 이런 사실을 바꿔 놓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인질극 현장 인근의 미국 영사관도 폐쇄됐다.

시드니 시내 일부 기업들은 직원들을 조기 퇴근시켰으며, 일부 공공기관과 민간 건물들도 봉쇄됐다.

그러나 인질극이 발생한 지 여러 시간이 지나도록 카페 내부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확인된 정보가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 범인이 경찰과 접촉을 시작했는지 여부 또한 확인되지 않았다.

호주 현지의 무슬림 지도자들은 “인질극과 관련해 호주 무슬림 사회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적극 협조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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