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 도착한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려 카메라를 향해 손짓을 하고 있다. 2025.9.11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나는 다른 나라나 외국 기업의 미국 투자를 겁주거나 저해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특정 국가나 기업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최근 미 이민 당국이 한국인 300여명을 구금한 사태를 의식한 발언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같이 말한 뒤 “우리는 그들과 그들의 직원을 환영한다. 우리는 그들로부터 배울 것이며, 머지않은 미래에 그들의 전문 영역에서 그들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극도로 복잡한 제품, 기계, 다양한 물건을 만드는 외국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와 함께 미국에 들어올 때, 나는 그들이 자국의 전문 인력도 일정 기간 미국으로 데려와서 그들이 미국에서 점차 철수해 자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미국인들에게 독특하고 복잡한 제품을 어떻게 만드는지 훈련시켜 주길 바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막대한 투자는 애초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칩, 반도체, 컴퓨터, 선박, 열차 등 여러 제품들을 우리는 다른 나라로부터 배워야 하거나 재학습해야 하는 상황이다. 왜냐면 예전에는 우리가 그것을 잘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며 “예컨대 선박 건조의 경우 예전에는 하루 한 척씩 배를 만들었다면 지금은 1년에 배 한 척도 간신히 만드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에서 체포된 뒤 구금된 300여 명의 한국인 직원들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한국으로 귀국하면서 가족들과 만나고 있다. 2025.9.12 홍윤기 기자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SNS 글은 자신의 반(反)이민 정책을 지지해온 강성 지지층과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 구금 사태를 우려스럽게 보는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동시에 보내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전문기술을 가진 외국 인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목표로 하는 미국의 제조업 재건을 이룰 수 없다고 지지층을 설득하는 동시에 한국 등에는 전문기술 인력의 미국 체류를 보장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 건설현장에서 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구금됐다가 석방된 한국인 근로자들이 구금된 지 8일 만인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5.9.12 홍윤기 기자
다만 외국 기술인력 미국 체류 허용은 미국인들에게 기술을 전수하려는 목적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자국 이익 극대화를 위한 것임을 명확히 했다.
앞서 지난 4일 미 당국은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317명을 포함해 475명을 체포·구금했다. 구금된 한국인들 중에는 합법적 비자 소지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주일 만에야 석방됐다. 이에 미국 내부에서조차 과도한 단속이라는 반발과 투자 위축 우려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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