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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피격’ 항의 NBA는 플옵 세 경기 취소, MLB와 MLS도 동조

‘흑인 피격’ 항의 NBA는 플옵 세 경기 취소, MLB와 MLS도 동조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8-27 07:43
업데이트 2020-08-2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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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째 시위 막는다며 자경단 자원한 17세소년 총격, 둘 절명

미국프로농구(NBA) TV의 리포터 크리스텐 레들로가 2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 비스타 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밀워키 벅스와 올랜도 매직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5차전이 전격 취소되자 관중석의 조명이 꺼지고 텅 빈 경기장을 배경으로 리포트를 하고 있다. 올랜도 AFP 연합뉴스
미국프로농구(NBA) TV의 리포터 크리스텐 레들로가 2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 비스타 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밀워키 벅스와 올랜도 매직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5차전이 전격 취소되자 관중석의 조명이 꺼지고 텅 빈 경기장을 배경으로 리포트를 하고 있다.
올랜도 AFP 연합뉴스
미국프로농구(NBA)가 26일(이하 현지시간) 사흘 전 세 아들이 보는 앞에서 피격돼 하반신이 마비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29) 사건의 여파로 항의 시위가 이어진 가운데 이날 예정됐던 플레이오프 세 경기를 모두 취소했다.

NBA 사무국의 결정은 밀워키 벅스가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올랜도 매직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을 전격 취소하자 얼마 안돼 이를 더욱 확대한 것이다. 밀워키는 블레이크가 억울하게 부상을 입은 커노샤로부터 64㎞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마이크 부덴홀저 밀워키 감독은 “나 스스로나 우리 선수들, 우리 구단 조직 모두 커노셔에서 일어난 일 때문에 곤혹스럽다”며 “커노샤와 밀워키, 그리고 위스콘신에서 뭔가가 달라지고 나아져야 하며, 변화가 필요함을 인정하고 변해야 한다는 열망을 품는 일은 대단한 도전이며 그 다음에 게임 같은 것은 하면 된다”고 말했다.

올랜도 선수들과 심판진은 이미 코트에 나와 경기 시작 준비를 하고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밀워키 선수들은 라커룸에 나타나지 않았다.

NBA 사무국은 아예 휴스턴 로케츠와 오클라호마시티 선더,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와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의 플레이오프 대진도 연기했다. 늘 흑인 차별에 대해 큰 목소리를 내 온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는 트위터에 “우리는 변화를 요구한다. 넌더리가 난다”고 적었다. 27일 예정된 토론토 랩터스와 보스턴 셀틱스의 동부 콘퍼런스 2라운드 1차전 역시 두 팀 선수들이 보이콧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NBA 플레이오프가 정상적으로 진행될지 불투명하다.

메이저리그 야구(MLB) 두 경기도 구단들이 경기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해 취소됐다. 메이저리그 사커(MLS)도 적어도 다섯 경기가 연기됐다. 아울러 일본계 테니스 스타 오사카 나오미도 27일 뉴욕에서 열리는 여자프로테니스(WTA) 웨스턴 서던 오픈 4강전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그녀는 트위터에 “흑인 피가 흐르는 나로선 사람들이 내 경기를 보는 것보다 더 관심을 쏟아야 할 사안에 집중하게 만들기 위해” 출전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한편 무장도 하지 않은 블레이크에게 백인 경관이 별다른 이유도 없이 총알을 일곱 차례나 퍼부어 하반신을 영원히 못 쓰게 될지 모른다는 소식에 전날 밤부터 사흘째 항의시위가 이어졌는데 적어도 세 사람이 총에 맞아 둘이 목숨을 잃었다. 커노샤에 주방위군이 250명으로 증파되고 비상사태가 선포된 뒤 과격 시위가 이어져 시위대원들과 주유소를 방어한다며 무장한 남성들이 대치하는 과정에 총기를 발사해 둘을 살해한 혐의로 카일 리튼하우스(17)를 체포했다.

일리노이주 앤티오크에서 검거된 리튼하우스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경찰에 대한 과도한 애착을 보였다. ‘흑인생명도소중해’(Black Lives Matter) 운동에 대항하는 ‘경찰생명도소중해’(Blue Lives Matter) 운동의 구호를 소셜미디어 곳곳에 올렸고, 제복을 입거나 성조기 문양의 슬리퍼를 신고 소총을 쥔 채 찍은 사진도 여러 장 게시했다. 몇몇 외신은 리튼하우스가 “경찰을 숭배했다”고 묘사했다.

리튼하우스는 자동차로 30분 걸리는 커노샤에서 블레이크 피격 사건을 계기로 ‘BLM’ 시위가 격화하자 총을 챙겨들고 자경단에 자원한 것으로 보인다.

지역 매체 밀워키저널 센티널에 따르면 총격 사건 몇 시간 전 리튼하우스는 ‘무장대원’을 자처하는 인터뷰를 했다. 그는 보수 성향 인터넷매체 데일리콜러와의 영상 인터뷰에서 “주민들이 다치고 있다. 여기를 지키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면서 “사람들을 지키는 것이 나의 일”이라고 말했다. 커노샤 경찰은 통행 금지령을 어기고 거리로 나온 자경단원들을 해산시키기는커녕 ‘도와줘서 고맙다’고 부추겼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위스콘신주 법무부는 블레이크의 등에 총알 세례를 퍼부은 경찰관이 러스텐 셰스키라고 전하며 그는 블레이크가 차 안에서 칼을 꺼내드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고 소개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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