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이기면 7월 전대까지 완주…슈퍼대의원 규정 변경 요청할 듯
“힐러리 클린턴이 캘리포니아 경선에서 지면 대선 후보로 지명받지 못할 수도 있다.”오는 7일 캘리포니아주 등 6개 지역 막바지 경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와 유력 매체들이 클린턴의 본선행을 기정사실화하는 가운데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를 장담할 수 없다는 기고문을 실었다. 기고문을 통해 ‘사실상 확정’으로 여겨지는 클린턴 대선후보 지명에 대한 회의론을 제기한 이는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정치고문을 지냈던 정치평론가 더글러스 숀이다.
숀은 가장 많은 대의원이 걸려 있는 캘리포니아에서 클린턴이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본선행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캘리포니아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분석을 통해 “캘리포니아가 샌더스 쪽으로 기울어 클린턴이 패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고 주장했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이 샌더스를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오지만, 이전 경선 결과들을 보면 샌더스가 사전 여론조사 지지율보다 높은 득표율을 얻었다는 점을 근거로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발표된 WSJ·NBC·매리스트의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클린턴과 샌더스는 각각 49%, 47%로 접전 양상이다.
숀은 따라서 클린턴이 캘리포니아에서 진다면 당원들이 클린턴의 본선 경쟁력에 대해 의문을 품을 것이고, 클린턴을 지지하고 있는 슈퍼대의원들도 덩달아 동요할 것으로 예측했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의 가상 대결에서 클린턴은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오는 반면 샌더스가 10% 포인트 차로 트럼프를 크게 앞서는 것도 ‘클린턴 회의론’을 짙게 하는 요인이다.
샌더스가 캘리포니아에서 승리를 거두면 7월 전당대회까지 선거전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숀은 내다봤다. 또한 경선을 완주한 샌더스가 전당대회에서 슈퍼대의원이 개인적 선호가 아닌 자신이 속한 주의 경선 결과에 따라 표를 행사하도록 규정 변경을 요청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현재까지 클린턴은 슈퍼대의원 543명을 포함해 총 2312명을 확보해 후보 지명에 필요한 과반까지 70명을 남겨놓고 있지만, 규정이 변경된다면 클린턴을 지지하는 슈퍼대의원 상당수가 샌더스에게 표를 던져야 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6-06-0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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