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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그늘 벗나”…팀 쿡 행보에 기대·우려 교차

“잡스 그늘 벗나”…팀 쿡 행보에 기대·우려 교차

입력 2014-05-13 00:00
업데이트 2014-05-1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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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수 나서고 사회적 책임 강화…혁신 노력은 약화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가 최고경영자(CEO)이던 시절 애플의 신조였던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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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팀 쿡
현 CEO인 팀 쿡은 사안을 결정할 때 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있다. 잡스와 다른 행보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애플이 해드폰 제조업체이자 스트리밍 음악 회사인 비츠 일렉트로닉스(Beats Electronics)를 32억 달러(3조2천억원)에 사려는 것은 잡스로부터 쿡의 일탈을 보여주는 가장 최근 사례다. 잡스는 애플의 혁신 능력에 상당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기업 인수에 거액을 지출하는데 무관심했다.

쿡은 배당금이나 자사주 취득 방식으로 주주들에게 1천300억 달러를 돌려줌으로써 현금을 쌓아두는 잡스의 습관에서 벗어나고 있다.

쿡의 지휘 아래 애플은 장치를 조립하는 해외 공장의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한편 데이터센터와 기기로 야기되는 오염을 줄이기 위한 조처를 하는 등 더 많은 사회적 책임을 표시했다.

그러나 경영 철학의 변화는 이상하게 꼬이는 결과를 낳았다.

혁신을 위한 애플의 행보는 느려졌다.

쿡은 취임한 이후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같은 혁신적인 기기를 출시하는 대신 대부분 기존 제품을 업그레이드하고 있으며 은행 계좌를 관리할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주요 기술 기업들은 구글글래스, 삼성의 기어 스마트시계 라인을 포함해 웨어러블 장치로 앞서 나가고 있다.

전 애플 디자이너 토니 페델(Tony Fadell)이 창립한 네스트의 온도조절장치 같은 인터넷 연결 가전제품들이 애플 대신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구글은 지난 1월 네스트를 32억 달러에 인수했다.

쿡은 지난달 전화회의에서 “우리는 매우,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매우, 매우 흥미롭게 작업하는 대단한 것을 가지고 있다”며 “모든 세부사항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그랬던 것처럼 작업을 수행하는 데 약간 더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애플의 주식은 지난주 585.24달러에 장을 마쳤다. 2012년 9월 정점이던 705.07달러보다 한참 낮지만 쿡이 CEO가 된 이후로는 56%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가 60% 상승한 것보다는 약간 낮은 수준이다.

애플이 개발 중인 획기적인 제품에 대해 쿡이 몇 가지 단서를 줬지만 업계 관심은 인터넷 연결 시계 출시 가능성, 개인의 건강관리를 위한 모바일 제품군, 전자 지갑, 전통적 텔레비전과 인터넷 비디오 프로그램 호환 시스템 등에 집중돼 있다.

더 큰 화면을 가진 새로운 아이폰은 8월이나 9월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레스터 리서치(Forrester Research)의 프랭크 질레트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3~5년 전보다 많이 진화했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새 제품을 잉태하고 있어 곧 더 많은 것을 알 것”이라며 “비츠 인수가 올해의 최대 뉴스라면 실패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아이튠을 이미 보유하고 있어 더 좋은 헤드폰을 만들 수 있는데 왜 비츠를 사려는지 의아해하고 있다.

쿡은 지난달 전화회의에서 기업 인수를 위해 ‘배회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잡스 사망 후 애플의 변화를 탐구한‘유령에 사로잡힌 제국’(Haunted Empire)이라는 책을 집필한 유카리 이와타니 케인의 경우도 비츠 인수 거래를 조난 신호로 해석했다.

쿡의 경영 스타일 때문에 애플의 혁신 고갈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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