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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 동해병기” 美버지니아州 법안 ‘기사회생’

”험난한 동해병기” 美버지니아州 법안 ‘기사회생’

입력 2014-01-30 00:00
업데이트 2014-01-30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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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발의 의원 퇴장·공화당 소속 소위원장 반대 등 돌발변수 속출민주당 소위 의원 전원 반대…”매콜리프 주지사 방해공작 탓”

미국 버지니아주(州) 의회에서 추진 중인 ‘동해병기’ 법안이 중대 고비를 간신히 넘겼다.

버지니아주 공립학교 교과서에 ‘동해’(East Sea)와 ‘일본해’(Sea of Japan)를 함께 기록하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는 이 법안이 일본측의 거센 반대 로비로 하원 첫 관문에서 벼랑끝에 몰렸으나 극적으로 살아난 것이다.

특히 이 법안이 최근 한·일 과거사 논쟁과 맞물리면서 양국 주미대사관이 자존심을 건 외교력 대결에 나서 최종 결론이 주목된다.

28일(현지시간) 오전 버지니아주 의회 하원 교육위원회 산하 초중등교육 소위원회가 열린 주 의회 의사당 1층 회의실의 처음 분위기는 완전히 한국 쪽으로 쏠린 듯했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티머시 휴고(공화) 의원은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느낌이 좋다”고 말했고, 회의장에는 한인단체 대표 30여명이 방청석에 앉아 의원들을 ‘압박’하면서 일찌감치 “승부는 끝났다”는 낙관론이 퍼져나갔다.

민주당 소속의 테리 매콜리프 주지사가 법안에 반대하는 ‘공작’을 벌이고 있다는 소문이 급격히 확산하면서 소위 위원 9명 가운데 과반(6명)을 차지한 공화당 의원들의 반발을 산 것도 ‘호재’로 지목됐다.

미국의 대형 로펌인 ‘맥과이어우즈 컨설팅’의 유력 로비스트가 주미 일본대사관의 대리인 자격으로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지명 원칙은 ‘단일 명칭’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반대 발언을 했지만 이에 맞서 전원 기립으로 찬성 입장을 천명한 한인단체 대표들에게는 절대적인 열세였다.

비교적 무난하게 가결 처리될 것으로 보였던 분위기는 그러나 공화당 소속 리처드 벨 소위원장이 반대표를 던진 데 이어 이 법안을 공동 발의한 스콧 링감펠터(공화) 의원이 무슨 이유에선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퇴장하면서 달라졌다.

2명의 ‘돌발 행동’으로 표결 결과는 찬성 4명, 반대 4명으로 동수였고, 소위원장이 반대표를 던졌다는 이유를 들어 민주당 의원들이 부결을 주장하면서 방청석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공화당 의원들은 링감펠터 의원이 법안 공동 발의자인데다 찬반이나 기권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퇴장했다면서 그의 의견을 확인해야 한다고 맞섰고, 결국 벨 소위원장은 결과 선언을 보류했다.

지난 23일 상원 본회의에서 같은 내용의 법안에 대해 매콜리프 주지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도널드 매키친(민주) 의원이 갑작스럽게 동해병기 법안을 무력화하는 수정안을 제출한 것처럼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한 셈이다.

일부 한인들은 링감펠터 의원이 로비에 밀려 기권이나 반대 의사를 표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부결 이후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동해병기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사단법인 ‘미주한인의 목소리’(VoKA)의 피터 김 회장 등은 즉시 링감펠터 의원실 앞으로 향했고, 약 30분을 기다린 뒤 그로부터 지지 입장을 확인하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링감펠터 의원은 다른 회의 일정 때문에 회의장을 급히 빠져나왔다면서 오는 30일 오후로 다시 일정이 잡힌 표결에서 찬성하겠다는 뜻을 확인했다.

휴고 의원은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예상치 못한 작은 장애물이 있었지만 내일 표결은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자신한다”면서 “앞으로 남은 2번의 표결에서는 가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난해 주지사 선거기간에 ‘동해병기’에 대한 지지를 공식화했던 매콜리프 주지사가 입장을 바꾼데다 일부 공화당 의원도 일본측의 로비에 밀리고 있어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피터 김 회장은 “하원 교육위 전체회의와 본회의를 모두 통과해도 매콜리프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면서 “그동안 한인들이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던 주지사와 민주당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비난했다.

그는 다만 “법안이 하원에서 부결되더라도 상원을 통과한 법안이 다시 하원으로 넘어오기 때문에 다시한번 기회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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