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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년 해로’ 노부부, 美 붕괴 아파트 침대서 나란히 발견

‘59년 해로’ 노부부, 美 붕괴 아파트 침대서 나란히 발견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1-06-30 18:12
업데이트 2021-06-3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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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두분이 마지막 함께 했다는 사실에 위로”

59년 해로한 노부부가 플로리다주 붕괴 아파트 침대서 나란히 숨진 채 발견됐다.  세르히오 로자노 페이스북 캡처
59년 해로한 노부부가 플로리다주 붕괴 아파트 침대서 나란히 숨진 채 발견됐다. 세르히오 로자노 페이스북 캡처
59년 해로한 노부부가 플로리다주 붕괴 아파트 침대서 나란히 발견됐다.

29일(현지시간) 미 CBS 마이애미 등에 따르면 구조 당국은 지난 24∼25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서프사이드 지역의 무너진 아파트 잔햇더미에서 안토니오 로자노(82)와 아내 글래디스(80) 노부부의 시신을 수습했다.

59년을 해로한 미국 노부부가 12층 아파트 붕괴 참사의 잔해 속 침대에서 나란히 누워 숨진 채로 발견된 것이다.

유족인 아들 세르히오는 “두 사람이 발견 당시 함께 누워있었다는 사실을 전달받았다”며 “다음 달 부모님의 결혼 59주년 축하모임 대신 장례식을 준비하게 됐다”며 슬픔을 가누지 못했다.

이들 부부는 12살에 쿠바에서 처음 만나 마이애미로 옮겨온 후인 1960년 초 결혼해 두 자녀를 낳았다.

이후 고향쪽 해변을 보며 살고 싶다는 소망에 최근까지 이 아파트 9층에서 살았다.

세르히오는 “생전 두 사람이 서로가 먼저 죽으면 어떡하냐고 걱정 섞인 농담을 주고받았다”면서 “아버지는 ‘계란프라이도 못 만든다. 당신이 죽으면 나도 따를 것’이라고 했고, 어머니는 각종 요금을 내는 법을 모른다고 말씀하시곤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시는 부모님께 ‘제가 해드리겠다’고 했지만 결국 두 분이 함께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안토니오 로자노(오른쪽)와 아내 글래디스의 생전 모습. 트위터 캡처
안토니오 로자노(오른쪽)와 아내 글래디스의 생전 모습. 트위터 캡처
아들은 “가족이 매우 힘들어하고 있지만 두 사람이 마지막까지 함께였다는 사실에 그나마 조금 위로를 받고 있다. 부모님은 정말 멋진 분들이었다”고 회상했다.

자신의 집에서 부모님 집의 주방을 볼 수 있었다던 아들은 “어머니가 요리하거나 아버지가 앉아있는 모습을 더는 볼 수 없게 됐다”고 울먹였다.

세르히오는 지난 24일 새벽 2시쯤 아파트가 무너지기 전날 저녁 부모님 집에서 식사한 뒤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집은 붕괴된 아파트 두 블록 건너편에 있다.

그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해서 어머니를 안아드리고 아버지와 인사한 뒤 나왔다”며 “그게 마지막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안타까워했다.

아파트가 무너졌을 당시 그는 “토네이도가 온 줄 알았다“며 ”문을 열어 보고서는 아내에게 ‘건물이 없어졌다’고 소리쳤다“고 말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서프사이드 아파트 붕괴 현장. AP
미국 플로리다주 서프사이드 아파트 붕괴 현장. AP
붕괴 엿새째, 생존자·사망자 추가 소식 없어
미국 플로리다주 12층 아파트 붕괴 참사 엿새째인 29일(현지시각) 추가 생존자 구조 소식은 나오지 않고 있다.

미 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12명, 생사불명의 실종자는 약 140여명에 달하고 있다.

이날 CNN방송 등에 따르면 다니엘라 레빈 카바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시장은 전날 브리핑 이후 새로운 사망자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수색을 멈추지 않는다”며 희생자들이 발견될 때까지 실종자 구조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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