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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은커녕… WHO 코로나 조사팀 “3주간 베이징에 앉아 있어”

우한은커녕… WHO 코로나 조사팀 “3주간 베이징에 앉아 있어”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20-08-27 14:15
업데이트 2020-08-2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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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로이터 연합뉴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로이터 연합뉴스
전 세계에서 82만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19의 기원지를 조사하기 위한 세계보건기구(WHO) 조사팀이 중국 우한을 방문하지 못하면서 ‘코로나19 대유행의 발원지를 규명하겠다’는 중국의 약속 불이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HO는 “전염병 전문가와 동물 보건 전문가 등 2명으로 구성된 3주 일정의 조사팀이 중국에 들어갔으나 지난해 12월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보고된 중국 우한을 방문하지 못했다”고 확인했다. WHO는 조사팀이 바이러스를 조사하기 위해 국제 조사단에 앞선 선발대 역할을 하지만 우한을 직접 방문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한 미국 관리는 FT에 “WHO 대표단은 3주 동안 베이징에 앉아 있었고, 우한 근처에 가지도 못했다”며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을 찾을 가능성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WHO가 중국에 편향돼 있어 코로나19를 잘못 다뤘다며 WHO를 탈퇴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일 중국 코로나19 발병의 진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의 비안단산 묘원에서 마스크를 쓴 한 시민이 초상화를 들고 서 있다. 우한 AFP 연합뉴스
지난 1일 중국 코로나19 발병의 진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의 비안단산 묘원에서 마스크를 쓴 한 시민이 초상화를 들고 서 있다. 우한 AFP 연합뉴스
이에 대해 WHO는 조사팀이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선임 과학자들과 함께 동영상 원격 대화를 했다고 밝혔다. WHO는 “국제 조사팀은 중국 연구자들과 협업으로 처음에는 원격으로, 나중에는 지역 연구를 지원한다”며 “정확한 방문 시기는 초기 연구 결과와 진전사항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사팀이 우한에 접근해 조사할 수 있는지는 미중은 물론,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전세계에 매우 민감한 문제라고 ABC 방송도 전했다.

다양한 국가 출신의 전염병 전문가가 포함될 국제 조사팀은 아직 구성되지 않은 상태다. WTO 탈퇴를 선언한 미국의 전문가를 포함할 지, 또 중국 당국이 접근을 어느 정도 허용할 지가 논란이 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앞서 코로나19 발생에 대한 미국과 호주, 영국 등 서방 국가들 요구에 따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5월 “WHO가 주도하는 조사를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동물 발생 및 인간에게 감염된 과정을 규명하겠다는 WHO의 결의는 130개국 이상의 지지를 받고서도 투명성과 접근성 문제로 만신창이가 되어 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조사 결과는 “완전히 분장(扮裝)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전격 방문한 10일 코로나19 전문 치료기관인 훠선산병원에서 화상을 통해 환자와 의료진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중국 관영언론들은 우한 방문을 통해 시 주석을 ‘코로나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한 신화 AP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전격 방문한 10일 코로나19 전문 치료기관인 훠선산병원에서 화상을 통해 환자와 의료진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중국 관영언론들은 우한 방문을 통해 시 주석을 ‘코로나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한 신화 AP 연합뉴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지난 26일 “조사의 신뢰성을 우려하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은 바이러스의 재발을 방지해야 하는 ‘엄중한 시기’에 놓여 있지만, WHO 조사팀을 초청함으로써 책임있게 행동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모든 관련 국가가 중국처럼 긍정적 태도로 WHO와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도 했다.

미국 뉴욕에 있는 외교관계위원회 황얀종 선임연구원은 “조사팀은 우한 뿐 아니라 윈난성과 같은 다른 지역에도 무제한으로 접근할 수 있어야 신뢰할 만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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