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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모양을 보여주세요”…‘투명 마스크’ 운동 왜?

“입 모양을 보여주세요”…‘투명 마스크’ 운동 왜?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08-27 14:03
업데이트 2020-08-2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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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한 청각장애인 권리 단체 대표가 입 모양이 보이는 투명 마스크를 쓰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의 한 청각장애인 권리 단체 대표가 입 모양이 보이는 투명 마스크를 쓰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많은 이들이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감염 차단을 위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소통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청각장애인들이다.

청각장애인들은 청각장애인끼리 또는 비장애인들과 소통할 때 수어뿐만 아니라 입 모양과 얼굴 표정도 함께 읽어내는데, 마스크가 입 주변은 물론 얼굴의 절반 가까이 가리면서 소통에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에 세계 곳곳에서 ‘투명 마스크’ 쓰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AFP통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27일 보도했다.

세계청각장애인협회에 따르면 전세계 청각장애인은 7000만명에 달한다.

청각장애인들이 마스크로 인해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일부 유튜버들이 입 주변이 그대로 보이는 ‘투명 마스크 쓰기’ 운동을 시작했다.
투명 마스크.  AFP 연합뉴스
투명 마스크.
AFP 연합뉴스
이 캠페인에는 미국 대학풋볼 ‘수입왕’으로 유명한 앨라배마대 닉 세이번 감독과 프랑스에서 장애인 인권을 담당하는 소피 클루젤 장관도 참여했다.

또 캐나다 퀘벡주는 최근 의료망을 통해 10만개의 투명 마스크 공급을 명령했고, 미국 의약품 회사 클리어마스크는 최근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병원과 학교, 소매점에 공급할 수술용 투명 마스크 제조 허가를 받았다.

인도네시아에서 지난 4월부터 투명 마스크를 만들어온 한 청각장애인 부부는 “입 모양을 보지 않고는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투명 마스크는 물량도 부족하지만 일반 마스크보다 제조 단가가 비싸다. 이에 직접 만들어 쓰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프랑스는 정부 차원에서 투명 마스크를 조달하거나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클루젤 장관은 “투명 마스크 쓰기 운동으로 마스크 생산이 늘어날 것이고 이후 생산단가와 판매가도 떨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투명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수어와 함께 서로의 입 모양을 보며 대화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투명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수어와 함께 서로의 입 모양을 보며 대화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투명 마스크가 비단 청각장애인에게만 필요한 것도 아니다.

등교 수업이 진행돼도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학생과 교사가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하는 상황에서 교사가 마스크로 입을 가리면 아무래도 전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본 삿포로의 한 대학에서 가르치는 로리 번햄 교수는 “학생들이 내 표정과 입모양을 보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투명 마스크를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워 직접 만들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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