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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담판’ 무대, 싱가포르로 유턴…“인프라 갖춘 중립국”

‘세기의 담판’ 무대, 싱가포르로 유턴…“인프라 갖춘 중립국”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5-10 10:17
업데이트 2018-05-1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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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은 미국에 부담…트럼프 “DMZ는 아닐 것” 배제

북미정상회담의 역사적 무대로 싱가포르가 다시 유력히 떠오른 것은 ‘중립성’과 ‘인프라’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지정학적으로 ‘중립국’의 성격을 띠고 있는데다 경호와 안전성, 이동의 편의성, 취재환경 측면에서 탁월한 조건을 갖춰 북미정상회담과 같은 대형 외교이벤트를 치러내는데 있어 최적의 장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 백악관에서 주재한 각료회의에서 “우리는 시기를 정했고 회담 장소를 정했다”면서 자신이 직접 거론한 유력 후보지의 하나였던 비무장지대(DMZ) 판문점에 대해서는 “거기는 아닐 것”이라고 배제했다.

그러자 CNN과 월스트리트저널(WSJ),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유력 언론은 일제히 “싱가포르가 유력하다”고 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DMZ와 함께 싱가포르를 언급한 뒤 오늘 DMZ를 제외했다”며 “싱가포르는 북한과 외교관계가 있고 북한 대사관이 위치하며, 아시아권 제3국 외교를 자주 원활히 진행한 바 있는 곳”이라고 거론 배경을 전했다. CNN도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싱가포르가 세기의 회담 장소로서 더욱 중립적 성격을 띠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며 급부상했던 판문점이 결국 배제되고 싱가포르가 다시 부상하는 것은 외교적 중립지대인 이곳이 가장 무난한 장소라는 점이 고려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북미 간 비공식 접촉이 이뤄진 적이 있는 싱가포르는 북미 정상의 이동과 신변 안전·경호, 국제회의 경험, 언론의 접근성 등 면에서 최적지로 꼽힌다.

특히 국제 항공교통의 허브여서 미 대통령의 전용기인 에어포스원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옛소련제 전용기의 보수·정비가 가능하고, 평양∼싱가포르가 6∼7시간 거리인 4천700여㎞여서 김 위원장의 전용기가 중간 급유 없이 비행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양국 대사관이 모두 자리 잡고 있어 회담의 실무준비에도 유리하다는 평가다. 북미 접촉의 전초기지 성격 외에도 2015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전 대만 총통 간 양안 분단 66년 만의 첫 회담이 열리는 등 제3국의 최고위급 회담을 자주 치러낸 장소이기도 하다.

특히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이자 외교적 협상무대로 손꼽히는 샹그릴라 호텔에서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연례안보회의인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가 2002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어, 북미 정상회담 유치에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올해 아시아안보회의는 다음달 1일부터 3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또 싱가포르가 북한의 교역국이라는 점, 비즈니스맨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이 화려한 도시국가에서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를 원하는 점 등도 북미 정상 양측에 손해 볼게 없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북미 정상이 첫 회담을 싱가포르에서 하고 그 성패에 따라 상호방문 등의 형식으로 추가회담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반면 판문점 개최 카드는 미 백악관과 국무부 관리들이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미 언론이 전했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장소여서 흥행성이 떨어지고 중재국인 한국이 더 주목받을 수 있다는 점이 그 이유로 거론됐다. 하지만 무엇보다 판문점 개최는 남북미 3자 정상회담과 종전선언, 한반도 평화구축 등 획기적 합의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어 북한 비핵화에 올인하려는 미국 측에 부담됐다는 말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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