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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는 90초만”…최악 가뭄 케이프타운, 4월 급수중단 우려

“샤워는 90초만”…최악 가뭄 케이프타운, 4월 급수중단 우려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1-25 17:19
업데이트 2018-01-2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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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물 사용량 하루 50ℓ로 제한…주민들 도시 떠나기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제2의 도시이자 세계적 관광지인 케이프타운이 100년 만의 최악의 가뭄으로 물 부족에 시달리면서 오는 4월께부터 급수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25일 미국 CNN방송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최근 케이프타운 당국은 물 소비를 대폭 줄이지 않을 경우 오는 4월 12일께 취수원의 물이 고갈돼 물 공급이 중단되는 ‘데이 제로’(Day Zero)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사태가 현실화하면 케이프타운은 긴 가뭄으로 인해 물이 말라버린 세계 첫 대도시가 된다고 FT는 전했다.

케이프타운의 급수원인 현지 최대 규모의 댐 ‘디워터스클루프’(Theewaterskloof)는 현재 바닥이 보이는 황폐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앞서 주민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을 87ℓ로 제한한 케이프타운시는 2월 1일부터는 이를 50ℓ로 더 줄일 예정이다.

하루 50ℓ로 할 수 있는 일은 설거지·빨래(18ℓ), 90초 샤워(15ℓ), 1회 변기 물내림(9ℓ), 위생(3ℓ), 요리(2ℓ), 음수(2ℓ), 1회 개밥그릇 물주기(1ℓ)라고 CNN은 소개했다.

그러나 만약 ‘데이 제로’를 맞게 되면 주민들은 시 당국이 배급하는 1인당 하루 25ℓ의 물에 의존하게 된다.

이에 따라 현지 주민들은 매일매일 물을 확보하고 아끼기 위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목욕한 물은 변기 물로 재활용하고 있으며 샤워는 90초만 하라는 당부를 받고 있다.

또 중심가에서 멀리 떨어진 시 주변의 자연 샘을 찾아 물을 길어오고 있으며, 그곳에는 물을 받기 위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사람들이 물을 담아두기 위한 도구를 앞다퉈 사들이면서 상점에서 양동이나 드럼통 등은 이미 바닥이 났고, 대신 쓰레기통이나 꽃병 등을 사들이고 있다.

여건이 되는 일부 주민들은 도시를 떠나고 있다.

한 주민은 “떠날 수 있는 상황인 사람들은 그렇게 하고 있다”면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도시에서 나갈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 나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물 대란의 배경으로는 최악의 가뭄과 함께 현재 400만 명에서 급증하고 있는 인구, 급격한 기후변화가 꼽힌다.

상황이 이처럼 악화하는데도 주민들은 물 사용량을 충분히 줄이지 않았고, 시에서 물 공급량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수압을 낮췄지만 물 사용량은 여전히 목표치보다 8천600만ℓ가 많은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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