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韓관광금지 오늘 발효…‘롯데·삼성’ 비호감 브랜드 오명

中, 韓관광금지 오늘 발효…‘롯데·삼성’ 비호감 브랜드 오명

입력 2017-03-15 10:38
업데이트 2017-03-1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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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롯데 불매운동’…中, 韓업체들에 점검 빙자 단속지속

롯데 불매 운동으로 시작된 중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에 대한 보복이 15일부터 한국 관광 금지로 전면 확대됐다.

한국 방문객의 상당수가 중국인이라는 점으로 겨냥, 중국 당국은 구두지시로 자국 여행사들에 이날부터 한국관광상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했다. 민간 기업의 결정으로 위장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피하면서도 한국경제에 큰 타격을 주려는 ‘꼼수’를 본격적으로 발효시켰다.

중국 당국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고 관영 언론매체들이 적극적으로 조장하는 가운데 중국 내에서 롯데 및 한국 상품에 대한 불매 운동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불시 소방 점검에 문 닫은 롯데마트가 속출하고 있다.

중국 인터넷상에서 한국과 롯데를 비하하는 발언이 넘쳐나면서, 반한감정과 롯데죽이기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입만 열면 자유무역주의를 주창하고 외국 투자를 환영한다는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태도와는 완전히 딴판이다. 글로벌 시대에 민간인 교류까지 막는 중국 정부의 처사는 구시대적인 발상일 뿐더러 중국은 말과 행동이 다른 나라라는 지적도 많다.

15일 현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 중국 내 대형 및 중소형 여행사들은 이날부터 한국 관광상품 취급을 일제히 중단했다.

이는 최근 롯데의 사드 부지 제공으로 사드 배치가 가속함에 따라 중국 국가여유국이 보복 차원에서 구두 지침을 내린 데 따른 것으로 온·오프라인 여행사 모두에 적용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3월 초부터 중국 여행사들이 한국 관광 상품을 없애고 예약 취소를 받기 시작했으며 오늘부터는 한국 여행을 위한 단체 비자 신청이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앞서 각급 성(省) 정부의 국가여유국은 주요 여행사들을 소집해 한국 관광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하라며 관련 지침 7개 항목을 공지했는데 이날부터 엄격히 적용되는 것이다.

7대 지침에는 단체와 개인(자유) 한국 관광상품 판매 금지, 롯데 관련 상품 판매 금지, 온라인 판매 한국 관광 상품 판매 종료 표시, 크루즈 한국 경유 금지, 관련 지침 어길시 엄벌 등이 포함됐다.

주목할 점은 한국 관광을 금지한 날이 중국의 ‘소비자의 날’이라는 것이다.

소비자의 날은 중국 관영 매체들이 기업이나 제품의 문제점을 들춰내 시정을 요구해 품질을 개선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외국 제품이나 업체를 집중적으로 공격해 사세를 위축시키고 자국 기업들을 키우는 용도로 이용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의 날에 여행사를 통한 한국 관광을 중단했다는 것은 사실상 ‘한국 관광’이라는 제품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도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의 날에 한국 관광 금지를 시작하기로 한 것은 다분히 의도가 있어 보인다”면서 “아무리 구두 지침이라 증거가 없다고 하지만 중국 여행사들이 일제히 한국 관광을 중단한 것을 보면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임을 누구나 알 수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따라 한국대사관 등 주중 공관은 이달 초부터 중국인들의 한국 여행을 위한 개별 비자 신청 접수에 돌입했다.

중국 여행사를 통해 비자를 대행하는 것보다는 번거롭지만 적지 않은 중국인들이 개별 비자를 신청하러 주중 공관을 방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중국인들의 한국 단체관광이 막힘에 따라 대부분이 단체 관광객인 크루즈선의 한국 경유도 오늘부터 중단됐다.

그동안 상하이나 톈진(天津) 등을 통해 부산이나 제주를 경유해 일본으로 향하던 크루즈선들이 한국을 빼고 일본에만 정박하게 된다.

중국 정부의 압박을 받은 크루즈 선사 로열 캐비리안과 코스타 크루즈는 중국발 크루즈의 한국 경유 취소를 이미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들 크루즈는 일본에 정박하거나 바다 한 가운데 뜬 채로 해상 여행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동북아의 크루즈 노선이 한국을 빼면 일본밖에 없어 단조로워 관광 상품 판매에 어려움이 있는 데다 일본에 정박지도 많지 않아 일부 선박은 바다 한 가운데 뜬 채로 있어야 해 내부적으로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크루즈 선사 또한 이런 상황이 지속하면 수익에 큰 지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 여행사들이 한국 관광상품을 일제히 판매 중지한 것과 관련해 주중 한국대사관은 중국 국가여유국 및 외교부 등 중국 관계 당국에 서한을 보내 우려를 표명하고 필요 조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관광에 대한 전방위 압박과 함께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대한 제재도 여전하다.

갑작스러운 소방 점검으로 중국 전체의 롯데마트 절반이 영업 중지를 맞았으며 현재도 롯데 각 계열사에 대한 강도 높은 점검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런 점검이 중국 기업 또는 다른 나라 기업에는 없고 롯데와 한국 업체들만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규정에 의한 것이라면서 먼지 털듯이 털면 중국 또는 외국 기업들은 더 심한 제재를 받았을 것”이라면서 “한국 업체들만 갑자기 들이닥쳐 점검하는 것은 불합리하며 정상적인 외국 기업의 경영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의 날을 맞아 중국의 관영 매체가 실시한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는 삼성과 롯데마트가 비호감 브랜드로 뽑혔다.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인들의 반한 감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환구망(環球網) 여론조사센터가 올해 중국 소비자 해외 브랜드 만족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비호감 1위는 맥도날드였으며 KFC, 피자헛, 아지센 라멘, 요시노야가 뒤를 이었다. 이어 삼성, 스타벅스, 롯데마트, 도요타, 혼다 순으로 비호감 기업 톱 10에 들어갔다.

롯데마트는 지난해에는 호감 또는 비호감 해외 브랜드 순위에 전혀 없었는데 올해 갑자기 비호감 브랜드로 분류됐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한국 제품에 문제가 있었다기보다는 최근 사드 문제로 인해 중국인들에게 한국 상품 이미지가 나빠졌기 때문”이라면서 “세계 최고의 전자업체인 삼성이 중국에서 비호감 브랜드로 분류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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